국산 방송기술, 日 시장 뚫었다···VRi, 3D 그래픽 솔루션 공급

국내 중소 방송장비업체가 독자 개발한 3차원(3D) 그래픽 솔루션을 앞세워 일본 방송시장에 진출했다.

그동안 일본 방송시장은 기술 장벽이 높은 것은 물론이고 글로벌 기업 제품을 선호해 한국 업체가 진입하기 어려웠다. 이번 성과는 기술경쟁력을 갖춘 국내 방송장비업체가 일본 시장에서 새로운 수출 영역을 개척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됐다.

11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방송용 문자발생기 솔루션 전문업체 비주얼리서치(VRi·대표 김창원)는 최근 일본 방송 콘텐츠 제작사 아자부프로덕션에 풀 3D 그래픽 솔루션 ‘카리스마3D’를 공급했다. 아자부 프로덕션은 지난 1987년 설립된 대규모 예능 프로그램 제작사 가운데 하나다.

정아람 VRi 일본담당자는 “그동안 일본 포스트 프로덕션(최종 영상 제작사) 업계에서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점했던 편집 솔루션 ‘아비드 데코(Avid Deko)’가 단종돼 대체 수요가 증가했다”며 “카리스마3D가 지닌 다양한 기능과 전시회 등 홍보활동을 기반으로 일본 협력사를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VRi는 일본 내 수십개에 달하는 대리점·판매점을 보유한 저팬매터리얼(JM)을 중간 유통망으로 확보했다. VRi는 소프트웨어(SW)와 동글, JM은 하드웨어 사후서비스(AS)를 각각 맡는 방식이다. 현재 VRi 카리스마3D 솔루션은 아자부프로덕션이 구매한 3대를 포함, 총 13대가 일본 시장에 공급됐다.

카리스마3D로 구현한 영상.
카리스마3D로 구현한 영상.

카리스마3D는 별도 렌더링(3D 화상 전환) 단계 없이 사용자가 원하는 애미메이션을 다양한 효과와 함께 실시간으로 송출하는 솔루션이다. 선거방송, 스포츠, 증시 등 복잡한 정보를 일정 형태로 구체화해 명확한 화면으로 구성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유리, 금속 등 다양한 질감을 사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사용자 제작 패턴에 따른 속성 편집 기능 등을 탑재해 경쟁업체 솔루션보다 제작 편의성이 뛰어나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160개 방송사업자가 카리스마3D 솔루션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VRi는 앞으로 일본 시장에서 사업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 방송장비 시장보다 최대 5배 이상 규모가 큰 일본 시장에서 발생한 신규 수요를 적극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VRi 관계자는 “현재 주요 일본 지상파 방송사의 포스트 프로덕션과 카리스마CG 솔루션 공급을 협의 중”이라며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과 마케팅 전략을 무기로 판매량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