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장에서 글로벌 발전 터빈 제조사 간 경쟁이 재점화됐다. 최근 지멘스와 MHI가 연이어 수주로 우위를 점했지만 GE가 고효율 발전기를 출시하고 시장에 가세하면서 새해부터 반격에 나선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GE는 최근 GS파워가 추진하는 안양 열병합발전소 현대화 사업의 주기기 공급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GS파워의 안양 열병합발전소 설비 용량을 두 배로 늘리고 고효율발전소로 개체하는 사업이다. 총 1조2000억원을 투입해 기존 470㎿ 규모 열병합발전소를 930㎿ 용량의 고효율 친환경발전소로 전환한다. 새해 초 착공해 2020년 상업 가동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GE는 가스·증기터빈과 발전기, 전력시스템 등을 공급하며 장기 유지보수 서비스도 제공한다. 주기기 계약금액은 약 1조원 안팎일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국내에서 글로벌 발전기 터빈 제조사간 경쟁도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불황으로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발전 설비 수주가 끊긴 반면에 국내 시장은 대규모 발전소 신규 건설이 예정된 안정적 시장이다.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오는 2027년까지 석탄화력, LNG 복합화력으로만 1580만㎾를 신규 공급한다고 밝히고 있다. 발전용 가스터빈은 국내 기업 가운데 자체 생산 가능한 곳이 없어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가스터빈 국내 점유율은 지난 2012년 말 기준 각각 지멘스 41%(웨스팅하우스 27% 포함), GE 25%, ABB 11%, MHI 18%, 두산중공업(MHI 라이선스) 5% 등이다. GE는 지멘스와 글로벌 시장을 양분해 왔지만 최근 국내에서 유독 힘을 쓰지 못했다. 지멘스는 지난 2012년부터 주력 제품인 H클래스 가스터빈 15기를 국내에 공급했고 MHI도 최근 공공 발전소에 주기기를 공급하는 등 실적을 꾸준히 쌓아왔다. 같은 기간 GE는 지난해 3월 준공한 오성복합화력기에 터빈과 발전기를 공급하는데 그쳤다. 올해 들어서는 계약을 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GE는 새해 세계 최고 효율 제품인 7HA터빈을 국내 시장에 출시하고 공략 수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최근 발전 시장 경쟁 심화로 고효율 발전기 신설, 개체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발전시장에서 지멘스가 연이어 수주에 성공했고 GS그룹 내 다른 전력사들도 줄 곧 지멘스 발전기를 사용해 왔다”면서 “GS파워가 GE제품을 선택해 레퍼런스가 확보되면서 향후 다른 계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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