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이산화탄소, 시각화해보면

지난 12월 3일 세계기상기구(World Meteorological Organisation)는 올해 세계 연평균 기온이 관측 사상 최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이런 지구 온난화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이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지구 전체 규모로 살펴보면 이산화탄소 농도에도 시간이나 장소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이런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슈퍼컴퓨터로 분석해서 1년을 3분 안에 표현한 동영상을 보면 알 수 있다.

지구상 이산화탄소, 시각화해보면

이 영상은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공개한 것으로 지구상에 있는 이산화탄소의 1년간 움직임을 보여준다. 공개한 동영상은 전 세계에 이산화탄소가 연간 날씨 패턴에 따라 지구를 격렬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네이처 런(Nature Run)이라고 불리는 이 시각화 도구는 기후 모델링 프로그램 GEOS-5로 만든 것이다. 미국 메릴랜드 주에 위치한 나사 고다드우주비행센터에서 개발한 것.

해당 영상은 2006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간 데이터를 대상으로 했다. 전 세계 이산화탄소 대부분이 인구가 집중된 북반구에서 배출된다는 걸 알 수 있다. 겨울에는 북반구 대륙 전체가 이산화탄소에 가려져 있지만 봄이 되면 광합성을 하는 식물에 흡수되면서 농도가 줄어든다. 남반구 역시 주기적으로 농도가 높아진다. 계절적으로 발생하는 산불 같은 요인으로 인한 것이다.

2006년 1월 1일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보면 빨간색 부분이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은 곳이며 주로 북반구에 집중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이산화탄소 농도는 범위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마치 물에 잉크를 퍼뜨린 것처럼 퍼지는 것.

4∼5월 등 시간이 갈수록 이산화탄소 농도가 부쩍 상승하고 5월 1일에는 최고 수준에 도달, 북반구 대부분은 빨갛게 바뀐 걸 볼 수 있다. 5∼6월 사이 이산화탄소 농도는 감소로 돌아선다. 봄부터 여름에 걸쳐 식물 광합성이 활발해지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식물이 흡수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어 8월 1일 한여름이 되면 북반구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크게 줄어든다.

다시 9월 계절이 바뀌면서 남반구 일부 지역에선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은 지역을 볼 수 있다. 이산화탄소 농도는 기후 변화나 이에 따른 바람 변화 등에 따라 1년 내내 크게 변화한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변화 패턴은 매년 거의 같다.

나사는 과학계가 이 모델을 이용해 이산화탄소 뿐 아니라 먼지와 바다 소금, 재와 같은 다른 입자를 분석, 지표 온도와 먼지, 해염 등 다양한 지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이처 런은 기존에 있던 기후 시각화 도구보다 훨씬 더 정확하다. 기존 모델은 1화소당 50km 해상도였다. 하지만 네이처 런은 1화소당 6.9km까지 표시한다. 하지만 데이터가 많다는 건 그만큼 처리 시간도 오래 걸린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GEOS-5는 75일 동안 5PB에 달하는 데이터를 처리해 이 과정을 해결했다.

네이처 런은 지금까지는 지상에 위치한 모니터링 도구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입력해서 만들었다. 하지만 조만간 훨씬 활용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나사가 지난 7월 발사한 궤도탄소관측위성인 OCO-2가 전송한 데이터를 매일 10만 회 이상 측정, 반영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원영IT칼럼니스트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