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패류에 많은 타우린이 알츠하이머 치료에 효과…김영수 KIST 박사팀 최초로 밝혀

국내 연구진이 오징어나 조개, 굴 등에 다량 함유된 ‘타우린’이 알츠하이머병 치료 효과가 있는 것을 처음 밝혀냈다. 쥐 실험을 통해 타우린을 녹인 물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치료 효과가 있음을 증명했다.

타우린을 섭취한 알츠하이머병 쥐의 신경교세포(오른쪽)가 정상 쥐 수준(왼쪽)으로 회복됐다.
타우린을 섭취한 알츠하이머병 쥐의 신경교세포(오른쪽)가 정상 쥐 수준(왼쪽)으로 회복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이병권) 뇌과학연구소 김영수 박사팀은 경구로 투약한 타우린이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억제하고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뇌 부위 신경교세포를 활성화해 초기 치매 증상을 치료한다고 14일 밝혔다.

타우린은 아미노산 일종으로 항산화, 피로회복, 혈압안정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어패류나 자양강장제 같은 식음료로 손쉽게 섭취할 수 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원인 단백질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와 다양한 신경전달물질 간의 상호 반응을 조사하고 뇌에 고농도로 존재하는 타우린이 베타아밀로이드를 직접 조절한다는 연구결과를 도출했다.

연구팀은 식수에 매일 30㎎의 타우린을 녹여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생쥐에게 3개월간 먹인 후 뇌기능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기억력과 학습력을 검사하는 ‘미로찾기’와 ‘수동회피 반응(전기충격 기억실험)’ 시험에서 타우린을 섭취한 알츠하이머 쥐의 인지 기능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됨을 확인했다. 또 알츠하이머병이 진행되면 나타나는 증상인 대뇌 피질 염증이 줄었고, 뇌의 해마부위에서 나오는 베타아밀로이드 양도 줄어 기억력과 연관이 높은 신경교세포가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향후 타우린의 화학 구조를 변형함으로써 약효를 증진시킨 신물질을 합성해 알츠하이머병을 근원적으로 치료하는 신약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 연구팀이 별도로 진행하는 알츠하이머병 혈액기반 진단시스템 개발 사업과 연계해 진단과 치료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계획이다.

김영수 박사는 “타우린의 알츠하이머병 치료 효능을 신약 개발에 적용하면 인체 친화적이고 부작용이 없으며 효능이 우수한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연구결과를 토대로 알츠하이머병의 병리학적 원인 규명 및 근원적 치료제 개발 연구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12일자에 게재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