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결산]<1>정치·정책

갑오년이 저물고 있다. 2014년은 경기침체 기조가 여전한 가운데 대한민국을 송두리째 뒤흔든 ‘세월호’ 사고가 터진 한 해였다. 세월호 사고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여파가 전해졌다.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 2년째를 맞아 다양한 경제정책을 시도했고, 산업계는 과감한 인수합병(M&A)과 구조조정으로 새로운 승부수를 던졌다. 2014년 한 해를 달군 주요 이슈를 분야별로 점검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11월 10일 중국과 FTA 실질적 타결을 선언했다. 이날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악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1월 10일 중국과 FTA 실질적 타결을 선언했다. 이날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악수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14개월째에 접어든 시점인 지난 4월 인천을 떠나 제주로 향하던 세월호가 침몰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세월호 승객 중 300여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피해자 상당수가 제주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10대 청소년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세월호 사고는 정치권과 정부의 모든 이슈를 집어삼켰다. ‘골든타임’을 지키지 못한 탓에 예상보다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정치권은 세월호 사고 책임 공방을 펼쳤다. 정부는 사실상 모든 정책의 초점을 ‘안전’에 맞췄고, 경제활성화 정책은 잠시 보류됐다.

세월호 사고는 정부 조직개편에도 영향을 미쳤다. 부실한 국가 재난안전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기존 소방방재청과 해양경찰청을 흡수한 국민안전처가 출범했다. 역시 세월호 사고로 촉발된 ‘관피아’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인사혁신처가 신설됐다. 기존 안전행정부는 안전관리와 인사 기능을 국민안전처와 인사혁신처로 이관하고 과거의 행정자치부로 회귀했다.

하반기 들어 세월호 사고가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자 정부 경제팀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사고 후 내수가 크게 침체됐고 엔저·슈퍼달러 등으로 대외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다. 경제팀의 시선은 ‘경기 회복’에 맞춰졌다.

7월 취임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기 회복 정책을 잇따라 발표했다. 취임 후 처음 내놓은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방향’에서 내수 회복을 위해 41조원이 넘는 돈을 풀기로 했다. 이어 세법개정안을 통해 기업소득환류세제, 근로소득증대세제, 배당소득증대세제를 묶은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를 발표했다. 기업소득환류세제는 사내유보금 과세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최 부총리는 내수 활성화를 위해 연내 집행하는 정책자금을 종전 26조원에서 31조원 이상으로 늘리는 한편 엔저 대응을 위한 지원책도 내놓았다. 한국은행은 2.5%였던 기준금리를 8월 2.25%로 내린데 이어 10월 다시 사상 최저 수준인 2%로 인하해 정부 정책을 뒷받침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경제활성화를 저해하지 않으면서 경제민주화 속도를 높이는데 역량을 모았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 신규순환출자 금지 등 핵심 입법과제를 완료하고 동의의결제를 정착시킨 게 주요 성과로 꼽힌다.

이같은 노력에도 좀처럼 경기가 살아나지 않자 정부는 새해 376조원 규모 슈퍼예산을 편성, 지속적인 확장적 재정정책 의지를 보였다. 새해 예산은 국회에서 6000억원 삭감된 375조4000억원으로 확정됐다.

대외 통상과 무역 측면에서는 성과가 적지 않았다. 협상 결과를 놓고 아쉬움이 없진 않았지만 우리의 제1위 교역 대상국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실질적으로 타결했다.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베트남과도 FTA를 타결했거나 서명을 마쳤다.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수출, 무역규모, 무역흑자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지난해 이어 또 한 번 ‘무역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할 전망이다. 연간 무역규모는 사상 처음 11월 중 1조달러를 달성했다.

한 해가 끝나가지만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과제도 여럿 있다. 올해 국정감사 내내 도마에 오른 지난 정부의 해외 자원외교 부실 논란은 결국 국정조사로 이어지며 새해에도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남을 전망이다. 연말 즈음에 터진 이른바 ‘비선 실세’ 문제는 정치권에 일파만파로 번지며 새해 정국에도 커다란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