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다큐 사진 거장 세바스치앙 살가두, “우리 모두 지구 보존해야”

방한 다큐 사진 거장 세바스치앙 살가두, “우리 모두 지구 보존해야”

“사진은 저의 언어입니다. 어떤 상황이 됐든 간에 사진작가는 바라보기 위해서, 사진을 찍기 위해서 그곳에 있습니다. 저는 사진으로 일하고 사진으로 내 의사를 표현합니다. 그게 제가 사는 이유입니다.” 다큐 사진의 세계적인 거장 세바스치앙 살가두(70)의 말이다.

펜보다 강한 사진의 힘을 발견한 젊은 경제학자는 그 길로 모든 부와 명예를 내려놓고, 세상 곳곳의 현상을 전하는 사진작가가 됐다. 강렬한 인물 사진을 통해 시대와 세계의 현상과 변화를 전하는 사진작가 살가두가 현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그의 마지막 대규모 프로젝트 ‘GENESIS(제네시스)’ 사진전을 위해 13일 방한했다.



“아내인 렐리아와 함께 브라질에서 환경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농장에 나무를 심는 거였습니다. (당시에는)열대 우림이 상당히 훼손돼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열대우림은 유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그곳이 국립공원으로 변모했습니다. 그렇게 자연과 가까워지고 이를 계기로 지구와 지구에 있는 자연과 동물을 찍게 됐습니다. ‘제네시스’전에 출품한 사진들은 지구에 보내는 나의 러브레터입니다.” 방한 셋째날인 15일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기자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살가두가 한 말이다.

지난 10월 16일부터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진행되고 있는 ‘제네시스’ 전은 살가두가 2004년부터 2012년까지 8년간 120여 개국을 다니며 촬영한 흑백사진 245점을 5개 섹션으로 나눠 선보이고 있다. 그는 특히 알래스카, 칼라하리 사막 등 오지를 찾아 다녔다. 현대 문명사회와 격리된 동물과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특이한 것은 작품 촬영은 디지털 카메라를 쓰지만 인화 방식은 아날로그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의 원시적인 모습을 담고자 했습니다. 지구의 46%는 여전히 창세기 때 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관람객들이 전시회를 통해)사진은 지구의 극히 일부분이라는 것과 사진을 통해 지구가 하나이며 그 지구를 보존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살가두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이다.

방한 다큐 사진 거장 세바스치앙 살가두, “우리 모두 지구 보존해야”

“단순히 사람을 찍는 것이 작품 세계의 전부는 아닙니다. 브라질 아마존에는 서구 문명을 접하지 못한 부족이 100개가 넘습니다. 세계 많은 사람들이 한국처럼 현대화가 됐습니다. 이렇게 가면 문명이 사라져 버리죠. 인류의 미래, 지구와 우리의 관계 그 관계들은 깊은 통찰력으로 바라봐야합니다. 우리는 아직 과거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거를 통해 현재를 바라봐야 합니다.” 살가두는 또 현재에만 급급하지 말고 과거를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그는 “우리는 지구 상에서 그렇게 큰 존재가 아니다”면서 “지구가 훼손되는 속도에 대해 사람들이 신경을 안 쓰는데 그러면 스스로 위험에 빠지게 된다”고 우리가 지구를 돌봐야 하는 이유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살가두의 모든 전시를 기획하는 큐레이터이자 오랜 파트너이인 아내 렐리아는 남편에 대해 “좋은 사진작가가 제 옆에 가까이 있어서 좋다”면서 “가끔 사진을 보는 시각이 달라서 언쟁이 있기도 하지만 만족한다”고 웃었다.

행동하는 사진작가로 유명한 살가두는 다큐 사진의 거장으로, 후배 작가들은 물론 관객들에게 가장 존경 받는 작가 중 한명이다. 그는 실제로 사회적 이슈와 환경 보호에 대한 메시지를 끊임없이 사진으로 전달하는 한편 직접 프로젝트를 실천했다. 황폐해진 브라질 고향 땅에서 ‘인스티튜트 테라’ 캠페인을 벌여 수십 년에 걸쳐 나무를 심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게 하는가 하면 2001년부터 유니세프 특별대사로 국경없는 의사회 등과 협력해 일하고 있다.

또한 사회 문제에 주로 천착해 있던 살가두는 항상 인간을 존엄한 모습으로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잔인한 운명, 비극적 사건의 희생자였으며 살가두는 더 이상 비극이 아니라 원대한 아름다움을 포착하고 싶어 했다.

살가두의 이번 방한은 ‘제니스’ 사진전에 뜨거운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고 있는 한국 팬들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살가두 부부는 이번 방한을 통해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예정으로 작가와 함께하는 사진전 관람, 강연 등이 진행된다.

한편 사진작가 살가두의 생애 마지막 대규모 프로젝트 ‘제니스’전은 오는 2015년 1월 1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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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성렬 기자 hisabis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