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아너3C “깔끔한 디자인·높은 가성비”

화웨이는 요즘 뜨는 샤오미나 원플러스 같은 중국 단말기 후발 제조사와는 다른 길을 걸어왔다. 단말보다는 통신장비 등에 집중해 일반 소비자에겐 잘 알려지 있지 않지만 통신 장비 시장에선 15% 점유율로 전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직원 수만 해도 17만 명에 이르고 국내에도 정식으로 화웨이코리아가 들어온 상태다.

화웨이 아너3C “깔끔한 디자인·높은 가성비”

화웨이는 중국 내수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꾸준히 3위 수준으로 시장 점유율을 보여 왔다. 1위는 삼성전자, 2위는 애플이다. 물론 요즘에는 샤오미를 비롯한 2세대 스마트폰 업체가 약진한 상태지만 화웨이는 여전히 중국을 대표하는 통신 회사인 건 분명하다.

화웨이 아너3C “깔끔한 디자인·높은 가성비”

◇ 깔끔한 인상, 솔리드 디자인=화웨이가 선보인 스마트폰 중 아너3C(Huawei Honor 3C)는 보급형 모델이다. 중국 역시 우리나라처럼 중국이동, 중국연통, 중국전신 3개 이동통신사가 있다. 같은 아너3C라도 이동통신사마다 모델이 나뉘는데 이 중에서 H30-L02는 국내에서도 LTE를 쓸 수 있다. 램은 2GB, 내장 메모리 16GB를 갖추고 있다.

화웨이 아너3C “깔끔한 디자인·높은 가성비”

제품은 흔히 말하는 직구로 구입했다. 가격은 192달러에 배송비 8달러가 추가됐다. 배송 자체는 빨랐지만 세관 통관이 문제다. 개인고유통관부호를 받고 일주일 정도 통관 심사가 걸렸다. 여기에 관세 2만원 가량을 내야 제품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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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는 단출하지만 화사하다. 흔히 말하는 중국풍 느낌이 전혀 없다. 본체는 앞면은 검은색, 뒷면은 흰색 투톤 컬러다. 디자인 자체는 심플하면서도 흔히 봤던 국내 스마트폰과는 조금 다른 감성이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가볍다는 느낌이 강하다. 아너라는 모델명을 빼곤 화웨이 등 어떤 로고도 없다. 모델명에 LTE 로고까지 이것저것 붙인 국내 스마트폰과는 다른 깔끔한 분위기다.

화웨이 아너3C “깔끔한 디자인·높은 가성비”

커버를 열면 배터리를 볼 수 있다. 분리형이기 때문에 따로 배터리를 장만하면 배터리는 큰 무리가 없다. 다만 외산폰이 대부분 그렇듯 충전거치대는 없다. 이를 감안하면 차라리 보조배터리를 하나 장만하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배터리는 리튬폴리머 타입 2,300mAh다. 그리 대용량은 아니지만 실제 써보니 하루 정도는 넉넉하게 사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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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 TD 방식으로 표시되어 있지만 국내에서 쓰는 LTE FDD에서도 아무런 문제없이 쓸 수 있다. 중국 내수용이다 보니 표기상 문제인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샤오미 등 다른 제품도 마찬가지다.

화웨이 아너3C “깔끔한 디자인·높은 가성비”

배터리를 넣고 부팅하면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다. 고장인가 싶었지만 해외 배송 문제로 배터리를 봉인해뒀기 때문. 노란 스티커를 제거하면 문제없이 부팅된다.

화웨이 아너3C “깔끔한 디자인·높은 가성비”

중국 스마트폰을 보면 듀얼 유심 슬롯과 외장 메모리를 쓰지 못하는 게 많은데 이 제품은 반대로 유심 슬롯은 1개이고 외장 메모리를 쓸 수 있다. 흔히 말하는 LTE 유심인 마이크로 유심이 들어간다.

화웨이 아너3C “깔끔한 디자인·높은 가성비”

스위치는 단출하게 전원과 볼륨스위치 모두 오른쪽 옆면에, 전원스위치는 아래에 있다. 일반 구성과는 위치가 조금 다르다. 마감 상태는 훌륭하다.

화웨이 아너3C “깔끔한 디자인·높은 가성비”

햅틱 반응이 안 되거나 메뉴 키 등에 백라이트가 없다는 건 다소 아쉽다. 물론 키 위치가 고정되어 있으니 쓰는데 불편함은 없지만 야간에는 확실히 불편한 감이 있다.

화웨이 아너3C “깔끔한 디자인·높은 가성비”

화면은 5인치이고 소프트키가 없어 실제로는 5.2인치 모델보다 더 넓게 느껴진다. 다만 해상도는 720p로 평범하다. USB 단자는 왼쪽 하단에 있는데 우리와는 반대로 뒤집어서 단자를 끼워야 한다. 조금 뻑뻑하다.

카메라 모듈은 특이하다. 크롬으로 보호를 해놨는데 화소수는 요즘 추세보다 낮은 800만 화소지만 전면은 상대적으로 높은 500만 화소다. 셀카 특화 제품이 아닐까 싶다. 무게는 140g으로 상당히 가볍다.

◇ 이모션 UI로 무장한 소프트웨어=중국 스마트폰을 볼 때마다 MIUI라는 소프트웨어가 끼친 영향력이 대단하다는 걸 새삼 느낀다. MIUI 역시 iOS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은 것이지만 안드로이드에서 뼈대만 가져오고 여기에 화사한 디자인으로 아이콘과 테마, 마켓, 위젯, 앱 등을 곁들이는 특징은 이모션UI(Emotion UI)에서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지금은 2.3 버전이지만 연말 3.0 출시를 앞두고 있다.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되어 있는 것. 참고로 한글을 정식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영어로 초기 설정을 해야 한다.

잠금 화면은 조금 특이하다. 일기예보가 있지만 중국어로 표시되며 카메라 바로가기가 있다. 정보는 직관적이다. 테마가 마련되어 있어 이를 활용하면 다양한 화면을 꾸밀 수 있다. 한글 설치를 위해 루팅은 필수지만 비교적 간단하다. 물론 초보자가 쉽게 따라할 수준은 아니다.

한글화를 끝내면 일부 어색한 중국어가 있지만 실제 사용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인다. SK텔레콤이나 KT의 경우 기본으로 전화는 잡지만 원활한 데이터 통신을 하려면 APN을 따로 잡아줘야 한다. 가끔 상단에만 4G LTE로 표시되고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전체적으로 MIUI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MIUI보다 가볍고 기능도 그리 많지는 않다. 곧 선보일 3.0 버전에선 어떻게 바뀔지 기대해볼 만하다.

◇ 무난한 성능·아쉬운 카메라=성능의 핵심인 AP는 화웨이 계열사가 직접 만든 기린(Kirin)이라는 쿼드코어 프로세서다. 벤치마크를 돌려보면 갤럭시S4급 성능을 보인다. 이모션UI가 좀더 최적화되고 발전하면 더 빨라질 듯하다.

싱글대비 멀티 코어 성능 차이는 조금 있는 편이다. AP보다 그래픽 성능에 좌우되는 게임에선 평균 수준이다.

카메라 사용법은 편하고 쉽다. 일단 화소수가 조금 낮은 건 분명한 약점이다. 센서는 소니 제품으로 최대 개방 f값은 2.0으로 상당히 밝은 펴. 달리 말하면 빨리 초점을 잡는 편이다.

실내 촬영도 빠르고 흔들림 없이 초점을 잡는다. 색감은 화사한 느낌이 덜하다는 느낌이다. 왜곡이 덜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화이트밸런스는 조금 아쉬웠고 노이즈는 비교적 잘 억제했다. 아마도 HDR 모드 등을 설정하면 사진 품질은 조금 더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액정은 5인치 LTPS(Low Temperature Poly Silicon) 방식 IPS 패널을 썼다. 터치나 반응속도는 괜찮은 수준이다. 참고로 기본 설정 화면은 상당히 어두운 편이다. 적어도 60∼70% 화면을 밝게 하면 한결 깔끔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 제품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역시 가성비다. 배터리 역시 스테미너가 상당히 좋고 화면은 화사하다. 굳이 단점을 꼽자면 카메라가 조금 아쉽고 이모션UI 역시 좀더 발전이 필요하다는 것 정도다. 하지만 킷캣이나 램 2GB, 내장공간 16GB, 5인치 화면, LTE 이 모든 걸 세금과 배송비를 포함해 20만원대에 만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제품을 구입할 생각이라면 이른바 벽돌이 됐을 때 복구가 조금 어렵다는 점은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아직 신제품인 관계로 롬도 별로 없다. 롬질은 나중에 해도 좋을 듯하다. 깔끔한 디자인에 높은 가성비를 지닌 제품이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김영로IT칼럼니스트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