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소기업의 판로 확대를 위해 중소기업·농수산물 전용 제7홈쇼핑 출범을 발표했다. 기술 역량을 갖춘 1만7000개 이노비즈 기업들과 함께 이를 환영한다.
TV홈쇼핑을 통해 울고 웃는 기업들의 사례를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혁신적인 아이템으로 제품을 만들어 몇 년 새 10배 이상 성장하는 대호황을 이룬 기업이 있는 반면에 높은 진입장벽과 제품 수수료로 발만 동동 구르는 기업도 있다. 기존 TV홈쇼핑 사업자가 시장 성장에 기여한 측면은 백번 인정한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은 기존 채널들이 받아준 제품 수는 너무나 적고 황금시간 대 방송비율은 턱없이 부족하다. 어쩌면 구색 맞추기용으로 중소기업 제품이 활용된 측면도 없지 않다.
우리 중소기업들은 눈앞에 펼쳐 보일 수 있는 수익성이 아니라 기발한 아이디어와 오랜 시간 개발한 제품들이 소비자와 널리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열어달라고 요구해 왔다. 기업 판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공영 형태의 신규 홈쇼핑 채널은 그래서 필요했다.
제7홈쇼핑이 중소기업의 새로운 희망이 되려면 어떤 조건이 갖춰져야 할까.
먼저 공영홈쇼핑 방송 제품 배정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창업’과 ‘벤처’라는 단어에 매몰돼서는 절대 안 된다. 어느 정도 업력과 경험을 쌓은 기업과 브랜드 중에서도 마케팅 노하우의 부족으로 유통판로를 찾지 못해 소비자들에게 알려지지 못한 곳과 제품들이 많다. 이들을 찾아 소개해야 한다.
제7홈쇼핑의 성공을 위해선 제공자뿐 아니라 수요자인 소비자를 끌어당길 수 있는 대책이 함께 고민돼야 한다. 누구나 쉽게 제품을 팔 수 있는 시장이 열렸지만 고객들의 생활패턴을 읽지 못한 장소라면, 트렌드를 읽지 못하고 지갑을 열 만한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면, 소비자가 찾지 않는다면 상인도 결국 그 자리를 털고 일어날 수밖에 없다.
기업들의 고민은 또 있다. 우리 기업의 혁신 제품이 방송아이템으로 선정됐다고 마냥 좋기만 할까, 반품이나 애프터서비스(AS) 등은 또 넘어야 할 ‘태산’이다. 중소기업은 어떻게 만들지에 대한 고민으로 판매 이후 관리, 특히 고객센터나 AS 등 체계적인 판매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곳이 많다.
공영홈쇼핑의 공영성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선 단순히 방송 아이템 선정, 제작과 송출뿐 아니라 전체 유통과정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줘야 한다.
또 콜센터와 공동 AS 등 판매와 판매 이후 대응을 위한 시스템이 마련, 지원된다면 보다 많은 혁신제품들이 등장할 것이고 소비자에게 공영홈쇼핑 채널에 대한 깊은 신뢰를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목소리를 한곳에 모으고 보다 넓은 업계 상황을 반영할 수 있도록 홈쇼핑 운영의 전체 과정에 귀를 열고 창업 단계, 중소기업, 이노비즈기업 등 다양한 실무 주체들이 참여하는 장이 열리길 기대한다.
증시 격언에 ‘남들이 가지 않는 뒤안길에 꽃길이 있다’는 말이 있다. 기존 홈쇼핑에서 볼 수 없었던 아름다운 꽃들이 제7홈쇼핑에서 만개하기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출범 준비 단계부터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고, 출범 이후에도 좋은 아이디어를 빠르게 적용하고 대응해 나가는 혁신적인 태도가 수반돼야 할 것이다.
성명기 이노비즈협회장 smkce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