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큰손` 보험사들 "보험보다 낫다"

보험사들이 국내외 부동산 투자는 물론이고 임대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실적 부진을 해소하기 위해 부동산에서 수익성을 확대하는 중장기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보험사들은 부동산 투자를 확대하거나 임대업에 팔을 걷어 붙이고 있다. 이전까지는 국고채 등 장기 채권에 자산의 대부분을 투자해왔지만 저금리가 이어지고 자산운용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부동산에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 2일 캡스톤자산운용이 설정한 부동산 투자신탁 펀드에 300억원을 투자한다고 공시했다. 해당 부동산 펀드는 롯데쇼핑이 보유한 충남, 전북 등 백화점 2곳과 마트 3개점의 부동산을 사들여 롯데쇼핑과 장기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임대료를 재원으로 활용한다. 미래에셋생명은 최근 여의도 사옥을 매각해 200억원가량의 이익을 봤다.

동양생명도 최근 지난 2005년 민영 임대 아파트사업에 뛰어들어 700억원의 투자수익을 거뒀다. 생보업계에서 민영 임대 아파트 사업을 하는 곳은 이 회사뿐으로 당시 정부는 생명보험사의 민영 임대 아파트사업을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해외 부동산 투자도 활발하다. 삼성생명이 가장 독보적이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삼성전자와 함께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1350억원대 빌딩을 사들이고 같은 달 자회사인 삼성SRA자산운용을 통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실버타워를 매입하는 부동산 펀드에 약 1500억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RA자산운용은 지난 7월 1000억원 규모의 미국 워싱턴 오피스 빌딩을 사들인 바 있다.

동양생명도 지난달 하나대투증권 등과 함께 미국 부동산 투자사와 손잡고 미국 휴스턴의 오피스 빌딩을 인수했다. 한화생명·한화손보는 지난 2012년 런던 금융가에 있는 빌딩 등에 각각 2500억원, 3000억원을 투자했다. 현대해상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미국 시카고 건물에 각각 438억원, 406억원을 투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업계가 부동산으로 수익처를 다변화하고 있다”며 “향후 펀드 등을 통한 부동산 투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