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에어백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일본 다카타의 에어백 리콜 대수가 사태 발생 후 8개월만에 2665만대를 기록했다. 이는 2009~2010년에 발생한 도요타의 가속 페달 결함에 따른 대량 리콜 1100만대의 2.4배를 넘는 엄청난 수치다. 뿐만 아니라 다카타 에어백 리콜 대수는 최근 미국 전 지역에 대한 리콜 확대로 계속 늘어나 올 2월부터 발생한 GM의 대량 리콜 대수 3040만대를 조만간 초과할 수도 있다.
다카타 에어백 대량 리콜 사태는 올 4월부터 시작됐다. 차량 충돌 사고 발생시 에어백을 팽창시키는 부품인 인플레이터의 제조상 결함으로 조수석 에어백 전개시 화재가 발생하거나 탑승자가 부상을 입을 위험이 크기 때문이었다. 당시 도요타, 혼다, 닛산, 마쯔다, GM, BMW 6개사가 전 세계에서 리콜한 차량은 총 360만대였다.
이어 6월에는 일본 업체 4개사가 522만대, 7월부터 9월까지는 혼다, 닛산, 마쯔다, 후지중공업, GM, BMW, 벤츠 7개사가 206만대를 리콜해 총 리콜 대수가 1087만대를 돌파했다. 그 이후는 혼다, 닛산, 도요타 등 일본 업체 6개사 중심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 다수가 10월 831만대, 11월 24만대, 12월에는 15일 현재까지 723만대를 추가 리콜해 총 리콜 대수가 2665만대에 육박했다.
더구나 이번 리콜은 과거 대량 리콜 사례와 성격이 매우 다르다. 과거 대량 리콜은 한 완성차 업체가 다수 모델에 특정 부품을 적용해 발생하고 귀책 사유가 완성차 또는 다른 부품 업체들에게도 있어 특정 부품업체 리콜 비용 부담이 분산될 여지가 있었다. 반면에 다카타 리콜은 다수 완성차 업체가 특정 부품을 공동 적용해 발생한 데다 귀책 사유가 전적으로 다카타에 있어 그 여지가 매우 작거나 거의 희박하다.
따라서 향후 다카타의 리콜 비용 부담은 실로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도요타의 대량 리콜 비용이 50억달러(5조5000억원)를 상회한 점을 고려하면, 다카타의 향후 수익성과 유동성은 크게 악화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기존 거래 완성차 업체가 발주 물량을 크게 축소하거나 거래선을 변경하는 경우에는 존폐의 기로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위상이 한층 높아진 국내 부품 업체들이 앞으로 직면할 수도 있는 중대한 리스크 요인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 다수 완성차 업체들과 거래하는 대형 부품사들은 기존 품질 관리 차원을 훨씬 뛰어넘는 대량 리콜 방지 및 대응 체제 마련이 긴요하다.
이성신 비엠알컨설팅 대표 samleesr@gobm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