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기업들의 회장님으로 불리던 허진호 사장이 벤처캐피털리스트로 돌아왔다.
4대부터 8대까지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으로 봉사하며 얻은 별명이 인터넷업계 회장님이다. 물론 그 이전에 1994년 한국 최초의 인터넷 회사인 아이네트를 창업한 것으로 더 유명하다. 이후에도 아이월드네트워킹 창업이나 네오위즈인터넷 대표 등을 거쳐 2010년에는 소셜게임 업체인 크레이지피쉬를 창업하기도 했다.
그가 만들거나 대표를 맡았던 회사들은 최고경영자(CEO)로서의 ‘허진호’ 브랜드로 유명세를 치렀다.
그런 그가 ‘트랜스링크캐피탈코리아’라는 벤처캐피털을 창업했다.
“10년 전에도 벤처투자를 같이 하자는 미국 친구의 제안이 있었지만 현업에서 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당시에는 거절했습니다. 10년 정도 지나고 보니 이제는 다양한 사업 경험을 (후배 기업인들에게) 전달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허 사장은 그동안의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진출에 특화된 펀드를 운영, 기업의 해외진출을 위한 길라잡이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설립한 회사도 미국 내 한국계 창업자들이 만든 트랜스링크캐피털이라는 회사와 연계해 만들었다. 트랜스링크캐피털은 아시아 진출을 원하는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회사다. 2억달러 규모의 3개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허 사장은 “트랜스링크라는 회사 자체가 미국과 아시아를 잇는 것을 가치로 하는 회사”라며 “아시아 투자 허브를 만들자는 것에 의기투합해 이번에 트랜스링크캐피탈코리아를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트랜스링크캐피탈코리아는 600억원 규모의 유한책임회사(LLC)형 벤처캐피털이다. 해외 진출 가능성이 큰 벤처기업에 투자하게 된다. 대기업과 인터넷기업 등으로 600억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 예정이다.
3~4개월 정도 펀드 결성작업을 마치고 내년 상반기부터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허 사장을 포함해 3명의 벤처캐피털리스트가 펀드결성과 투자업체 발굴을 병행하고 있다.
투자는 해외 진출 경쟁력을 갖췄고 자신이 잘 아는 분야의 기업부터 접근하기로 했다.
그는 “모바일 인터넷이나 O2O(online to offline), 핀테크 등 분야에 우선 투자하게 될 것”이라며 “내가 잘 아는 분야에서 (그동안의 경험을) 더 잘 전달해줄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투자성과도 중요하지만 좋은 기업을 발굴, 해외 진출을 돕는게 1차 목표”라며 “글로벌 진출에 특화된 벤처캐피털로 자리매김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