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주요 국가가 경제·산업 발전을 위한 혁신 정책을 강화하면서 이제는 혁신 자체가 또 하나의 ‘총성 없는 전쟁’이 되는 양상이다.
주변 경쟁국이 뛰어가는데 아무리 열심히 걸어가도 소용이 없다. 줄기차게 뛰어가도 경쟁국이 더 빨리 뛰어가면 역시 뒤처지기 마련이다.
최근 미국·영국·일본·독일 등 기존 강국이 혁신의 혁신을 거듭하는 것은 우리 측면에서는 분명 위협 요인이다. 게다가 기술력에서만은 한참을 뒤처졌다고 여겨졌던 중국도 어느덧 기술강국에 접어들어 우리 주력산업을 겨냥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말 조사한 바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비롯해 자동차·조선해양·석유화학·정유·철강 등 우리나라 6개 주력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중국에 역전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10대 수출품목을 8개 산업으로 재구성해 비교한 결과로 8개 중 절반이 넘는 6개가 중국에 뒤진 것이다.
우리 정부와 기업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한순간 방심하면 시장 경쟁에서 밀려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우리로서는 혁신을 향한 기존의 노력을 지속하되 경쟁국에 뒤지지 않는 빠른 속도로 추진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지난해 우리 정부가 이른바 ‘초이노믹스’를 비롯해 제조업 혁신 3.0과 규제개혁 등 다양한 경제활성화 정책을 펼쳤지만 일부 아쉬움이 제기된 것도 속도와 추진동력 부분이다. 초기에는 강한 드라이브를 걸지만 시간이 지나면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히며 속도가 느려지고 동력도 약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산업계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알차게 꾸려지는가도 중요하지만 보다 빠르게 한발 앞서 집행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실적 부침이 심한 중소기업 측면에서는 먼 미래가 아닌 조금이라도 빨리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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