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5K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새로운 아이맥을 내놨다. 아이맥(iMac)은 본체와 모니터를 하나로 합친 일체형 PC다. 21.5인치, 27인치 두 가지 화면 크기의 아이맥은 애플 특유의 미니멀한 디자인에 보급형에서 전문가용으로도 손색없는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 대표적인 일체형 PC로 손꼽힌다.

2014년형 아이맥은 모니터 시장의 새로운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는 4K 모니터의 3840×2160을 훌쩍 넘어선 5120×2880 해상도 즉, 5K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 표준을 자처하고 나섰다. 기존 27인치 아이맥의 2560×1440 QHD 해상도 보다 4배 높은 셈이다. 애플이 5K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지원하면서 4K 모니터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가격 문턱이 높아 찾는 사람들이 적었던 초기와 달리 중소 모니터 업체들이 30~40만 원대 보급형 4K 모니터를 내놓으면서 수요가 점차 늘고 있는 것.

▲ 5K 레티나 디스플레이 아이맥과 4K 모니터 최대 해상도는 각각 5120×2880, 3840×2160이다.

◇ 4K 모니터 사용하려면=4K 모니터, UHD 해상도 지원을 의미한다. UHD는 울트라HD의 줄임말로 풀HD(1920×1080) 해상도의 4배 혹은 8배 향상된 해상도를 지원한다. 4배는 4K(3840×2160), 8배는 8K(7680×4320)로 표시된다. 윈도 PC 환경에서 4K 모니터를 쓰려면 인텔 코어 i3 시리즈 이상, AMD FX-4000 시리즈 또는 APU A8 시리즈 이상 CPU와 HDMI(1.4 이상), DP 1.2(디스플레이 포트) 단자를 갖춘 그래픽 카드가 필요하다. DP는 VESA가 제정한 디스플레이 인터페이스 가운데서 현재 4K 해상도에서 유일하게 최대 60Hz의 주사율을 지원한다. HDMI는 절반인 최대 30Hz까지 쓸 수 있다.

▲ 4K 모니터는 DP 단자로 연결할 때 60Hz 주사율을 쓸 수 있다.

디스플레이 포트를 가진 그래픽 카드로 AMD 라데온 시리즈는 R7 260 이상, 엔비디아는 지포스 GTX 7 시리즈가 적당하다. 애플 맥은 5K 레티나 디스플레이 아이맥을 비롯해 맥북 프로(레티나, Late 2013), 맥 프로(Late 2013), 아이맥(27인치, Late 2013 이상), 맥 미니(Late 2014)다. 여기에 없는 맥에 4K 모니터를 연결하면 풀HD 해상도로 다운그레이드해 출력된다. 4K 모니터를 사용할 이유가 없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5K 레티나 디스플레이 아이맥은 미니 디스플레이 포트와 호환성을 갖춘 썬더볼트 단자를 통해 외부 모니터를 연결한다. 5K 레티나 디스플레이 아이맥과 4K 모니터 연결 후 무엇보다 궁금했던 점은 화면 출력 여부. 2010년형 맥북에어에서 반응이 없었던 만큼 첫 인상은 진부하지만 “넓은 화면 그리고 선명함” 이상의 적절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다. 5K 레티나 디스플레이 아이맥보다 낮은 해상도임에도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에서 만만치 않은 실력을 과시한다.

▲ 4K 모니터의 초고해상도 실력을 보기 위해 4K 영상을 감상해봤다.

▲ 마치 그 자리에 있는 듯 4K 영상의 선명함이 돋보인다.

28인치 4K 모니터에서 감상하는 4K 영상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로드 투 마추픽추’와 ‘이태리 로마 풍경’을 담은 4K 영상은 실제 그곳에 있는 것처럼 생동감이 넘친다. 무엇보다 DSLR로 촬영한 스틸 사진을 감상하는 듯 선명함에 눈을 뗄 수 없었다. TN 패널을 썼지만 응답 속도(1ms)를 높여 잔상을 없앤 결과일 테다. 응답 속도가 빠를수록 화면 잔상이나 흐림, 번짐이 적어 액션 영화나 게임을 즐길 때 유리하다. 옆자리 사람이 보는 각도인 60도를 벗어나면 색편차가 도드라지는 넓지 않은 시야각은 아쉽다. 위에서 혹은 아래에서 볼 때도 변색현상이 발생한다.

▲ TN 패널을 사용해서인지 시아갹 성능은 평균이다.
◇ 사진 편집 작업에 알맞은 4K 모니터=보통 초고해상도 모니터 이야기를 할 때 한 화면에 몇 개의 웹 브라우저를 나란히 할 수 있는지 따지는데 OS X 요세미티는 텍스트 읽기에 적합한 ‘텍스트 크게(해상도 1504×846)’ 모드에서 공간 활용성이 높은 ‘추가 공간(해상도 3840×2160)’ 모드까지 5단계 해상도 조절이 가능하다. 텍스트 크게 모드는 이북 읽기에 좋고, 4K 모니터의 물리적 해상도인 추가 공간 모드는 웹 브라우저 4개를 띄워놓고 오가며 다중 작업하기에 알맞다. 물론 같은 해상도 안에서 작업 공간을 늘리는 탓에 가독성은 떨어지고, 하드웨어 성능에 따라 버벅거림 현상이 간헐적으로 발생한다. OS X 환경에서 가독성 좋은 해상도는 2560×1440이다.
▲ OS X 요세미티 환경에서 4K 모니터 해상도별 정보량 비교. 3번째 이미지 해상도(2560×1440)가 작업하기 좋다.
디스플레이는 크기에 따라 화면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거리가 달라진다. 시력이 1.0인 경우 15인치 맥북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40cm 정도, 27~28인치 모니터는 70~80cm가 적당하다. 요컨대 이 정도 거리를 두고 또렷한 텍스트가 구현되는 모니터를 좋은 제품으로 평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성능 평가 지표 중 하나인 ppi는 4K 모니터와 5K 레티나 디스플레이 아이맥이 각각 157ppi, 219ppi다. 15인치 맥북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294ppi라는 ‘섬세한 표현’ 능력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지만 편집 툴을 펼쳐 놓을 큰 화면, 이를 받쳐주는 4K 해상도는 사진, 동영상 편집에 제법 괜찮은 파트너가 될 것이다.
▲ 2011년형 아이맥(위)과 5K 레티나 디스플레이 아이맥 픽셀 비교
4K 모니터 고를 때 고려할 부분으로 가장 밝을 때와 가장 어두울 때의 비율이다. 보통 1,000:1 정적 명암비와 1,000,000:1 동적 명암비를 지원한다. 명암비가 높을수록 화면의 밝고 어두움이 확실하게 드러난다. 동적 명암비는 이를 백라이트를 통해 조절하는 것이다. 밝기는 300칸델라(촛불 300개 수준)가 보통이고, OSD 메뉴를 통해 화면 색감이나 명암, 밝기 등을 조절할 수 있는지 따져보자.
▲ 4K 모니터 고를 때는 OSD 메뉴를 통해 색감이나 명암, 밝기 등을 조절할 수 있는지 확인하자.
◇ 윈도 PC 환경은 어떨까=한편, 맥에서 윈도처럼 세부적인 해상도 조절이 필요하다면 ‘SwithResX’ 앱을 활용하자. 메뉴 바와 컨텍스트 메뉴를 통해 4K 모니터 해상도 변경 및 회전 옵션을 사용할 수 있고, 4K 모니터, 5K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실제 물리 해상도와 2560×1440 등 해상도를 스위칭할 수 있는 기능이 제공된다.
▲ 세부적인 해상도 조절이 가능한 SwitchResX
윈도는 4K 모니터 지원 준비가 덜된 모습이다. 4K 모니터 화면에 비친 윈도10 테크니컬 프리뷰 버전은 엉성하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무엇보다 일관성 없는 테스트 크기가 눈에 거슬린다. 윈도7도 크게 다르지 않다. 디스플레이 등록정보 ‘텍스트 및 기타 항목 크거나 작게 만들기’에서 제목 표시줄, 메뉴, 메시지 상자 등 4K 해상도에 어울리는 텍스트 크기를 하나씩 설정해야 웹 브라우저와 탐색기, 각 프로그램별 작업 공간의 짜임새가 어느 정도 갖춰진다. 이를 빼면 OS X 환경과 마찬가지로 4K 해상도의 널찍한 화면은 기대 이상의 쓰임새를 제공한다.
▲ 4K 모니터에 표시한 윈도10 테크니컬 프리뷰. 창과 시작 메뉴 비율이 맞지 않다.
5K 레티나 디스플레이 아이맥 출시 후 4K 모니터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QHD 모니터보다 여전히 2배 이상 비싼 가격이 흠이지만 4K 해상도를 60Hz로 온전히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매력적이다. 큰 화면이 필요한 사진, 영상 편집 작업이 많다면 4K 모니터는 훌륭한 대안이 될 것이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상우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