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은 유능한 인재를 필요로 하는 일을 위한 마켓 플레이스로 아마존 메케니컬 터크(Amazon Mechanical Turk)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온라인에 등록된 인력을 할당, 작업에 따라 보수를 지급하는 구조로 이뤄진 일종의 온라인 벼룩시장인 셈이다. 하지만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한 작업자가 대우가 너무 낮다면서 개선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에게 보내 눈길을 끈다.
메케니컬 터크라는 이름은 1770년 개발된 자동 체스 기계에서 가져온 것이다. 자동으로 체스를 기계가 처리하는 듯 보였지만 실제로는 내부에 사람이 들어가서 다루고 있었다는 게 밝혀지기도 했다.
아마존 메케니컬 터크도 마찬가지다. 메케니컬 터크를 생각하면 서비스에 대한 내용도 이해하기 쉽다. 컴퓨터 기술을 눈부신 발전을 거뒀지만 여전히 인간의 판단력이 요구되는 현장이 얼마든지 많다. 이런 일을 아마존이 중개해서 서비스 이용자는 번거로운 일을 저렴하게 외주를 맡기고 작업자는 보수를 받는다. 물론 아마존은 중간에서 수수료를 챙긴다.
컴퓨터 기술은 계속 발전 중이지만 여전히 인간이 컴퓨터보다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예를 들어 사진이나 동영상 개체 식별, 중복 데이터 제거나 음성 녹음 데이터를 이용한 리서치 같은 걸 예로 들 수 있다. 이런 작업은 일시적으로 많은 인력을 고용하지만 아마존 메케니컬 터크를 이용하면 간단하고 비용 효율적인 방법으로 고용할 수 있다. 작업이 필요한 기업은 메케니컬 터크 API(Mechanical Turk API)를 이용해 수천 명에 달하는 주문형 작업자를 저가로 알아볼 수 있다. 메케니컬 터크는 개발자와 기업 양쪽에 이전보다 더 빠르고 비용 효율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마존 본사가 위치한 북미 지역에선 2005년부터 이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 서비스에서 생산부대 역할을 하는 근로자, 일명 터커(Turker)도 많다. 캐나다에 사는 한 여성도 이런 터커로 2005년부터 일을 시작해 그동안 작업한 수만 해도 83만 건이 넘는다. 건당 평균 20센트 수입을 받았다고. 이런 터커는 전 세계에서 50만 명에 달한다.
하지만 보수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아마존이 업무 보상에 대한 최저 보상액을 설정하지 않고 작업 시간당 지불한 금액이 2달러를 밑돌기도 한다는 것. 더구나 아마존은 수수료 10%를 받고 아무런 설명도 없이 터커의 계정을 비활성화해버리기도 한다.
터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스탠포드대학 마이클 번스타인 교수는 터커와 협력해 다이나모(DYNAMO)라는 사이트를 만들었고 아마존 제프 베조스 CEO에게 공개서한을 보내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곳에는 같은 처지에 놓은 수많은 터커가 모였다. 그들은 “자신들은 인간이며 알고리즘이 아니다”라는 말로 개선을 호소했다. 사이트를 운영하는 번스타인 교수는 단순한 생트집이나 불만을 토로하는 게 아니라 변화와 개선을 위해 모인 것이라고 강조한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최필식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