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경쟁력에 따라 시장에 진출하고 퇴출되는 활력도가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기업의 역동성과 산업 내 경쟁성, 경제 전반의 생산성이 크게 낮아진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8일 ‘기업 진입·퇴출의 생산성 효과와 진입규제 개혁과제’ 보고서를 통해 제조업 부문에서 3년간 새롭게 진출한 기업 비율은 2001년 22.7%에서 2011년 15.3%로 7.4%P 하락했다고 밝혔다. 퇴출률도 2001년 10.9%에서 2011년 9.1%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존속기업 비중은 52.2%에서 65.1%로 높아지면서 기존 기업의 고착화 현상이 강화되는 추세를 보였다.
이병기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기업의 진입과 퇴출이 저하하고 존속기업이 증가하면서 기업의 역동성과 산업내 경쟁성, 경제 전반의 생산성이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의 진입률이 높아지면 퇴출률도 높아지는데, 이는 기업이 신규 산업에 진출할 때 생산성이 낮은 기업을 퇴출시키기 때문이다. 실제 진입률이 높은 산업인 의복·의복액세서리 및 모피제품 제조업, 가죽·가방 및 신발 제조업은 퇴출률도 높았다.
또 진입률과 퇴출률이 높은 업종은 생산성 증가율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전자부품·컴퓨터, 의료·정밀, 의복·모피제품, 자동차·트레일러, 운송장비 등 진입률과 퇴출률이 높은 분야는 생산성 증가율도 높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진입률도 차이를 보였다. 2001년부터 2011년까지 대기업의 평균 시장진입률은 10.2%, 중소기업은 15.9%로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비해 낮았다.
한경연은 기업의 진입과 퇴출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과정에서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는 창조적 파괴의 산업생태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면서 경제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새로운 시장에 쉽게 진출할 수 있도록 걸림돌이 되는 진입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일본도 생산성이 높은 기업의 시장진입이 줄고 부실기업 시장퇴출이 지연되면서 생산성이 높은 기업으로 자원재배치가 제약을 받으며 경기불황이 초래됐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