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하이얼이 국내 시장에 첫 4K 초고화질(UHD, 3840×2160) TV를 출시했다. 50인치 모델로 가격은 국산 보급형의 70% 수준이다. 중저가 틈새시장을 공략해 온 하이얼의 UHD TV 출시가 중저가 TV 내수시장 판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하이얼코리아는 이달 초 롯데하이마트 유통망에서 자사 4K UHD TV ‘UL50H65’ 판매를 시작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 유럽 일부 지역에서 판매 중인 ‘50H6500’의 국내향 모델이다. 중국 BOE의 178도 광시야각 IPS 120㎐ 패널을 사용했으며 4개의 HDMI를 제공하며 MHL과 USB 연결을 지원한다. 중국 HKC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공급했다.
가격은 90만원대 초·중반에 형성됐다. 삼성전자, LG전자의 50인치 보급형 모델과 비교해 70% 수준으로 하이얼의 사업 전략인 ‘중저가 틈새시장’을 직접 겨냥했다. 롯데하이마트 전국 200여개 매장과 온라인에서 동시에 판매하고 있어 유통망도 안정적이다.
당초 하이얼은 4K UHD TV의 국내 출시를 주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파 UHD TV 전송방식이 결정되지 않았고 콘텐츠도 부족해 전송방식 결정 이후에나 공급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50인치 이상 대형 TV 판매에서 4K UHD의 비중이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커지자 하이얼이 시장 반응 파악 차원에서 ‘보급형 UHD TV 시장’에 노크했다는 관측이다. 하이얼은 자사 홈페이지와 롯데하이마트 카탈로그에도 관련 내용을 공지하지 않았을 정도로 UHD TV 마케팅에 소극적이다.
판매 3주째에 접어들었지만 영향은 미미하다. 롯데하이마트 잠실점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에도 TV 시장에 영향을 줄 만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4K UHD TV를 가정의 메인 TV로 들이는 한국 문화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곡면(커브드), 유기발광다이오드(올레드·OLED) 등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하이얼은 지난 3분기 중국 시장 매출기준 점유율에서 3.7%를 기록, TV보다 생활가전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현재 4K UHD TV는 중국과 유럽 일부에서만 판매 중이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