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TV와 가전, 자동차 시장 모두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업계 경쟁이 격화돼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TV시장은 오랜 침체에서 벗어난 지난해보다 더 큰 성장세가 기대된다. 4K 초고화질(UH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퀀텀닷 등 새로운 키워드에 업계 간 경쟁이 시장을 키우는 요인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만해도 중국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중국업체가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을 노크하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내업계에는 위기이자 기회다. 점유율 측면에서는 중국업체의 성장을 막아야겠지만 시장은 더 크게 열릴 개연성이 있다. 특히 OLED·퀀텀닷 TV와 같이 차세대 시장이 열리고 있는 시점에서 시장규모를 키우는데 중국이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전시장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홈 시대 도래와 함께 업계는 신시장이 지속적으로 창출될 것으로 본다. ‘삼성 스마트홈’의 삼성전자와 ‘홈챗’의 LG전자뿐만 아니라 해외기업도 스마트홈 산업에 매우 적극적이다. 구글은 지난해 온도조절장치와 화재경보기를 만드는 네스트랩스를 인수한 데 이어 인터넷 카메라업체 ‘드롭캠’과 스마트홈 네트워킹 기술을 개발하는 ‘리볼브’를 인수했다. 업계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를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킨 경험에 바탕을 두고 스마트홈의 글로벌 표준을 정착시킬 것으로 본다. 애플도 아이폰 기반 스마트홈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홈키트 플랫폼을 공개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사용자가 앱으로 가정 내 전자기기를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GE와 필립스도 자체 기술력을 스마트홈 분야로 넓혀가고 있는 등 굴지의 대기업은 스마트홈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같은 업계의 스마트홈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은 그대로 시장 확대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파이크리서치에 따르면 스마트가전시장규모는 지난해 37억7000만달러에서 올해는 62억7000만달러로 급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는 자동차 시장도 전망이 밝다. 주요 시장에서 경제 성장이 계속되며 세계 자동차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 경제성장률이 2.2%에서 3.1%로, 유럽 경제성장률이 0.8%에서 1.3%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세계 자동차 수요가 9326만 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 시장 성장세가 이어지는 만큼 수출에서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 우리나라 자동차 업계도 RV·대형·소형 등 다양한 차급에서 7종 이상의 신차를 추가로 투입하며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다. 특히 유럽은 FTA 관세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주목되는 시장이다. 9% 이상 성장이 기대되는 중국도 놓쳐서는 안 될 지역이다.
성장은 계속되지만 성장 속도는 다소 둔화돼 업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세계 자동차 판매가 4.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는 4% 중반을 웃돌았던 금융 위기 이전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과 유럽 시장 자동차 판매도 증가세를 유지하지만 증가율은 5.1%에서 1%로, 4.9%에서 3.7%로 낮아질 전망이다.
김준배·송준영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