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자와 자동차산업이 힘찬 도약을 꿈꾸고 있다. TV산업은 우리 기업 주도로 새로운 시장이 지속적으로 창출되며, 자동차산업도 성장세에 맞춰 대대적인 신차 공세와 차세대 친환경차 기술 도입으로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TV에서는 ‘4K 초고화질(UH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퀀텀닷(QD)’ 등 새로운 키워드로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이미 UHD 해상도 TV는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을 계기로 인지도 확산에 성공했다. 당시만 해도 UHD 해상도 콘텐츠가 많지 않아 고객 설득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UHD 콘텐츠 증가는 기회요인이 된다. 무엇보다 풀HD TV와의 가격 차이를 크게 줄였다. LG가 밀고 있는 올레드(OLED) TV 판매도 크게 늘어난다. 풀HD 올레드 TV 화질은 이미 UHD LED TV보다 뛰어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격도 55인치 풀HD TV 기준 300만원대 중후반으로 많이 하락했다. LG는 UHD 해상도를 OLED 패널에 구현한 ‘울트라 올레드 TV’도 지난해 출시했다. 올해 퀀텀닷 TV도 주목된다. 이미 소니가 2년 전에 출시했으나 당시에는 크게 이슈가 되지는 않았다. 가격대가 변수지만 개선된 색재현율은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전에서는 스마트홈 시대가 올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부터 ‘삼성 스마트홈’ 확산에 여념이 없다. 이를 위해 스마트홈의 게이트웨이 역할을 하는 ‘스마트싱스’를 인수했다. LG전자는 메시징서비스를 이용한 ‘홈챗’으로 스마트홈 시장을 뚫고 있다. 최근에는 귀뚜라미보일러, 북미 선두 스마트홈 게이트웨이 업체 네스트와 스마트홈 비즈니스 연동에도 성공했다.
불안 요소도 있다. 바로 중국이다. 중국 기업은 우리 기업을 벤치마킹해 무서운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이미 퀀텀닷 TV는 중국업체들이 지난 9월 유럽 최대의 소비자가전행사인 ‘IFA 2014’에서 우리 기업에 앞서 선 보였다. 우리 기업은 기술 우위를 강조하고 있지만 중국의 추격은 무시할 수 없는 상태다. 여기에 엔저를 무기로 부활을 꿈꾸는 있는 소니 등 일본업체도 무시할 수 없다. 한국 기업에 주도권을 빼앗긴 일본 업체들은 높은 가격정책을 과감히 포기하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내수, 수출, 생산 모두 소폭이지만 성장이 기대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글로벌 수요 확대, 자유무역협정(FTA) 관세 인하로 인한 가격 경쟁력 확보, 르노삼성의 대미 수출 확대, 주요 시장에서의 신차 투입 효과가 ‘엔저’ ‘쉐보레 브랜드 유럽 철수’ ‘신흥국 경기 침체’ 등 부정적 요인을 상쇄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친환경차 분야에서 새롭게 등장할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도 기대감을 갖게 한다.
먼저 세계 자동차 수요 자체가 작년 대비 4.2% 늘어 9326만대에 이른다. 미국·유럽 경기 회복, 중국·인도의 꾸준한 경제 성장이 이를 뒷받침한다. 일부 신흥국 정세 불안이 복병이지만 시장 파이가 커지는 것은 우리 업계에 기회 요인이다.
특히 한-EU FTA 영향으로 1500㏄ 이하 차량 관세는 3.3%에서 1.6%로 낮아져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 르노삼성의 닛산 로그 수출은 올해 본격화하고, 현대자동차 투싼·아반떼·에쿠스, 기아자동차 스포티지·K9, 한국지엠 스파크, 쌍용자동차 티볼리 등 주요 신차가 미국과 EU 등지에 추가 투입되면 신차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량은 작년 대비 1.6% 증가한 310만대로 예상된다.
국내 친환경차 시장에는 PHEV라는 새로운 영역이 생긴다. PHEV는 기존 하이브리드카(HEV)와 달리 외부 충전이 가능한 차세대 친환경차다. 현대차가 자사 대표 세단 쏘나타를 올해 중 PHEV로 출시할 계획을 밝혔고, BMW, 아우디 등 수입차 회사도 PHEV를 국내 출시한다. 이에 따라 올해는 우리나라 업계가 친환경차 분야 새 영역을 개척하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반면에 사상 최대로 성장할 내수 시장 성장치 대부분은 수입차가 가져갈 것으로 우려된다. 새해 국산차 내수 판매량이 140만대로 제자리 걸음을 하는 동안 수입차 내수 판매는 19% 증가해 25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또 엔저 현상 지속과 신흥국 환경 규제 강화는 수출 시장에서, 국내 가계 부채 증가·소비 위축은 내수 시장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
김준배·송준영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