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사칼리지(Vassar College)의 생물학자 존 롱(John Long) 교수는 원시 척추동물이 어떻게 척추를 발달시켜왔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수중 로봇을 수조에 넣고 진화를 시뮬레이션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중생대 시대에 살았던 수생 파충류인 수장룡(首長龍)이 지느러미 4개를 이용해 중생대 바다를 헤엄쳤다. 그런데 현존하는 동물 대부분은 지느러미 2개를 이용한다. 동물에 서로 독립적인 신경 시스템을 발달시킨 선택적 자극은 어떤 요인으로 작용했을까. 존 롱 교수가 생물 대신 로봇을 이용해 진화 자체를 눈앞에서 재현하기로 결정한 이유다.
그는 연구 대상인 생물의 특성을 재현하는 로봇을 개발하고 이를 상호 작용할 수 있도록 했다. 상호 작용에서 가장 중요한 적응 조건은 생존 원칙이다. 이에 따라 로봇의 특성을 바꾸고 다음 세대가 시간에 따라서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관찰하는 것.
이렇게 탄생한 로봇 마들렌(Madeleine)은 마치 거북이의 떠올리게 한다. 수장룡이 수억 년 동안 지느러미 4개로 활동했음에도 척추는 지느러미 2개로 수영하게 된 자연 선택의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이 로봇의 추진장치는 2개 혹은 4개를 이용해 선택해서 움직일 수 있게 설계했다. 이런 연구 과정을 통해 지느러미 4개는 더 빠른 가속력을 주지만 에너지도 2배를 소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마들렌 외에도 타드로스(Tadros)의 경우 아주 간단한 로봇이다. 모양은 마치 올챙이처럼 보이지만 직경은 손바닥만하다. 타드로스는 진화 가능성, 그러니까 생물이 진화하는 능력 자체에 대한 연구를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한 가설로 동물이 특정 신경회로가 다양한 기능을 제어한다는 보고 입출력 뉴런을 각각 2개씩 모두 4개를 갖춘 전용 로봇으로 타드로스를 개발한 것이다.
입력 뉴런에는 빛을 감지하는 센서, 출력 뉴런에는 로봇이 항해를 위해 사용하는 꼬리 각도와 속도를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진화 과정에서 빛을 더 잘 받기 위해 타드로스는 2가지 측면으로 회로를 발달시킬 예정이다. 존 롱 교수는 이 프로젝트가 생체 시스템 자체를 해명할 뿐 아니라 일반적인 진화 시스템과 한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원영IT칼럼니스트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