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재부품산업계는 전방산업인 스마트폰과 가전 등 세트업체의 선전과 함께 급속한 성장을 이뤄왔다. 하지만 급변하는 시장환경과 산업구도에 따라 최근 국내 산업계의 시장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스마트폰과 같은 일부 ‘잘 나가는’ 전방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심했던 탓이다. 이 같은 상황을 타계하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전략형 기술개발이 본격 이뤄질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등 정부 기관은 지난 2013년 말 ‘시장선도형 소재·부품 연구개발(R&D) 전략’의 일환으로 200대 미래 유망 핵심 소재·부품을 선정했다. 금속과 세라믹, 화학, 융합 등 소재 군과 자동차·조선, 기계·로봇, 전자·전기, 휴먼 인터랙션의 부품 군으로 나눠 각 100대 핵심 기술을 도출했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2020년까지 세계시장 3억 달러 이상 창출, 시장점유율 70% 이상 달성 가능한 소재를 집중 발굴하고 육성에 나설 계획이다. 올해부터 매년 10여개의 과제를 선정해 과제당 20억~50억원 규모로 7년간 지원한다.
최근 인터넷 공고 등으로 학계와 업계·현장 의견을 수렴했으며 이달 중 기획을 시작, 오는 2월 말께 구체적인 기획안을 완성하고 시행에 들어간다. 단순히 기술개발에만 그치지 않도록 수요자 연계형 부품개발 사업도 중소·중견 기업을 중심으로 병행할 예정이다.
민간에서도 포스트 스마트폰 시장을 대비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형 기술개발이 한창이다.
대표적인 분야가 자동차다. 커넥티드카, 스마트카 등 자동차의 IT제품화가 진행됨에 따라 국내 소재부품산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패스트팔로워로 시작해 각종 소재·부품 국산화에 오랜 시간이 걸렸던 모바일 산업과 달리 시장개화에 앞서 핵심적인 소재·부품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 주요 대기업 부품 계열사는 물론 중소기업들도 차량용 전자부품 사업 진출과 관련 연구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일본과 중국 업체들 사이에 낀 샌드위치 형국을 벗어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기술 선점이 가능하고 독과점 가능성이 높은 전략형 기술 개발”이라며 “미래지향적 투자로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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