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때 자유롭게 꺼내 쓸 수 있는 대용량 배터리(이차전지) 산업이 크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태양광·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원 발달과 전력망이 닿지 않는 섬이나 오지 등으로 활용 분야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가운데 기존 납·리튬계 배터리와 달리 액체로 만든 미래형 이차전지 ‘레독스 흐름전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Q:레독스 흐름전지란 무엇인가요?
A:레독스 흐름전지(Redox Flow Battery)는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대용량 배터리입니다. 배터리가 탑재된 휴대폰을 전기코드에 꽂아 충전한 후 사용하듯이 충·방전을 반복해 사용할 수 있는 대용량 이차전지입니다. 최근 풍력·태양광 등 친환경 신재생에너지원이 확산되면서 여기서 생산된 전기에너지를 저장하는데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와 함께 발전하고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레독스는 ‘환원(reduction)’과 ‘산화(oxidation)’의 합성어입니다. 에너지가 저장되는 전해질이 배터리 내 저장탱크에 보관된 후 시스템 내부를 흐르면서 전기 파워의 출력을 담당하는 스텍(stack) 이라는 장치에서 산화·환원의 전기화학적 반응을 통해 충전과 방전을 반복합니다. 자동차를 예를 들어 설명하면 파워의 출력을 담당하는 스택은 자동차 엔진에, 탱크에 저장된 전해질은 연료탱크의 휘발유에 해당됩니다. 하지만 휘발유는 한 번 사용하면 소모되지만 전해질은 소모되지 않고 시스템 내부에서 순환하며 추가 보충 없이도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레독스 흐름전지는 다양한 종류의 물질들이 전해질로 사용되고 있고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물질이 ‘바나듐(vanadium)’입니다.
Q:다른 이차전지와 차이점은 무언인가요?
A: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휴대폰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포함해 다른 이차전지는 전극이라는 고체 물질에 전기에너지가 저장됩니다. 그러나 레독스 흐름전지는 액체 상태의 전해질에 전기에너지를 저장합니다. 대표적인 흐름전지인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의 경우 크게 세 가지 차별화된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친환경성입니다. 바나듐의 전해질은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안전성입니다. 물을 기반으로 바나듐 물질을 용해시켜 만든 전해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온도에 민감하지 않아 화재나 폭발 위험성이 없습니다. 세 번째는 긴 수명입니다. 전해질을 반영구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20년 이상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전기를 액체상태의 전해질에 저장을 하기 때문에 용량확장도 매우 용이합니다. 단순하게 액체상태의 전해질만 추가하면 얼마든지 확장할 수 있습니다.
Q:국내외 기술 수준은 어떻습니까?
A: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는 1970년대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처음 개발 돼 2000년대 들어와 일본 스미토모 전기공업이 초기 상용화를 시작했습니다. 현재 미국·독일·중국·일본 등에서는 이미 2010년 초반부터 대용량 흐름전지를 ESS용 배터리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국내는 롯데케미칼, OCI, 에이치투 등에서 레독스 흐름 전지를 개발해 상용화 중입니다. 하지만 시장 초기다보니 생산에 따른 가격경쟁력에서 기존 리튬이나 납 배터리 등과 비교해 낮은 게 사실입니다. 여기에 에너지밀도와 효율도 다소 떨어져 꾸준한 기술 개발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이에 국내에서도 일정량의 액체 전해질에서 더 많은 양의 에너지를 뽑아내거나 전체 시스템의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소재를 개발하거나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양산 체계에 대한 기술 개발이 지속적으로 진행 중입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실증 사업이 추진 중이고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주최:전자신문 후원:교육과학기술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
◇‘한국의 원자력 에너지’ 김경민 지음. 새로운사람들 펴냄.
저자는 일본 방위성 방위연구소의 객원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일본 국회도서관 등에서 무수한 자료를 찾았고 일본 열도에 널린 원자력 시설을 두루 돌아다녔다. 스웨덴·벨기에·스위스·프랑스·미국·오스트리아·아랍에미리트 등에서 수많은 사람을 만났다. 오랜 경험을 토대로 현재 국내 원자력 에너지가 왜 중요한지, 원전 사고 등에 대한 대응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상세히 분석해 소개했다.
◇‘2025 전기자동차의 미래’ 조성규 지음. 책과나무 펴냄.
이 책은 국민과 정책 입안자를 위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진과 예시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전기차뿐만 아니라 충전인프라, 배터리 등의 필요한 정보를 차분하게 정돈해 제공하며 최선의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다양한 자동차의 동력원과 전기자동차 충전방식을 빠짐없이 현실성 있게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