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냉각탑에서 백연을 제거하고 청정수를 얻을 수 있는 신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이기우) 저탄소공정연구실 이형근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머리카락 굵기의 중공사 멤브레인을 이용해 산업체 냉각탑에서 대량으로 배출되는 백연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이를 청정수로 활용하는 ‘분리막을 이용한 연소설비 물 회수 및 백연 제거 기술’을 개발, 냉각탑 생산업체인 대일아쿠아(대표 김정호)에 기술이전했다고 22일 밝혔다.
기술이전 조건은 선급금 2억원에 경상기술료로 매출액 대비 2%를 책정했다. 또 라이선스는 터키를 제외한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제품 판매를 허용하기로 했다.
산업체 및 대형 건물에 설치된 냉각탑 백연은 온도차에 의해 발생하는 흰색 수증기지만, 공해물질로 인식돼 많은 민원이 제기돼 왔다. 특히, 동절기에는 아파트 단지 내에 설치된 열병합발전소 냉각탑에서 생기는 백연으로 인해 주변 시계가 불투명해져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많아 지자체들이 골치를 앓고 있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분리막 원천기술을 냉각탑 백연제거 분야에 접목했다. 고분자를 이용해 분리막을 제조하고 나노 코팅된 분리막을 콤팩트 모듈로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기술이전받은 대일아쿠아는 냉각탑 전문기업으로 지난해 매출액은 121억원이었다. 백연 저감기술과 관련해 5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R&D에는 매년 2억~5억원을 투자한다.
이형근 책임연구원은 “물이 부족한 국가뿐 아니라 기후변화에 따른 세계적 수자원 고갈에도 대응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미래기술”이라며 “실험실에서 벗어나 파일럿 규모의 시설이 갖춰지는 대로 본격적인 양산방안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을 이전받은 김정호 대일아쿠아 대표는 “양산기술 확보에 성공한다면 해외진출 기회가 많이 주어질 것으로 판단한다”며 “백연 관련 국내시장 규모는 대략 1000억원대, 물회수 시장까지 본다면 수천억원대는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윤도 대일아쿠아 그린사업본부 이사는 “백연이 많은 겨울만 되면 관련업계에서는 각종 민원제기로 다들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 들 것”이라며 “시제품 검증이 완료되면 양산에 들어가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