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제습기 국내 1위 `확실`

LG전자가 올해 국내 제습기 시장 점유율 1위 등극이 확실시된다. LG는 지난해까지 글로벌 시장에서는 7년 연속 점유율 1위를 달성했지만 국내에서는 위닉스에 밀려 1위를 기록하지 못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들어 10월까지 국내 제습기 시장 점유율에서 1위를 달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습기 생산업체가 크게 늘면서 시장이 재편됐다”며 “시장조사업체가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LG가 10월 기준으로 1등을 달성했고 이 순위가 연말까지 바뀌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습기는 제품 특성상 장마철 등 여름에 주로 판매된다. 10월 이후에는 판매량이 크게 감소한다. 올해는 대략 20곳 안팎이 신규로 제습기를 출시했다. 2012년에 40만~50만대에 불과했던 제습기 시장이 지난해 130만대 안팎으로 큰 폭 증가하면서 올해는 200만대를 넘어설 것이란 예상 때문이었다. 하지만 ‘마른장마’로 인해 오히려 시장은 소폭 역성장했으며 이 여파로 제습기 생산업계는 재고 처리에 골머리를 앓았다.

LG가 올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배경으로는 올 들어서만 라인업을 네 가지로 늘리는 등 공격적으로 시장을 개척해서다. 용량도 10ℓ에서 15ℓ로 확대했으며 17ℓ 대용량 모델도 선보였다. 업계 최초로 인버터를 채택해 제습 효율과 소음을 각각 40~50%와 20~30% 개선한 것도 좋은 반응을 보였다. LG 제습기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프리미엄형으로 50만원대 후반인 칼라하리였다.

LG전자, 제습기 국내 1위 `확실`

여기에 LG 전용 가전 매장인 베스트샵을 통해 성수기가 끝난 가을 이후에도 제습기 판매에 매진한 것이 점유율 확대에 기여했다. 최근에는 장마철 제습은 물론 빨래 건조, 욕실 습기 제거, 캠핑장비 건조, 겨울철 결로 예방 등 사용처가 확대되고 제습기가 혼수용품으로 자리를 잡아가면서 비수기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

LG는 1986년 제습기를 처음 선보인 이후 주력 제품인 에어컨과 냉장고에서 검증된 기술을 제습기에 적극 채택하며 성능을 높여왔다. 여기에 기존 해외 네트워크망을 활용해 미국·유럽·중동 등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했다. 지난 5월에는 제습기 누적 판매량 1000만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