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페가트론, 노동환경 관련 조사 나선다

대만 페가트론이 직원 안전과 노동환경에 대한 조사에 나선다. 이번 조치는 지난주 애플 제품을 생산하는 자사 공장 근로 실태가 영국 방송사 BBC 다큐멘터리로 방영된 데 따른 것이다.

애플인사이더 등 해외 IT 매체들은 페가트론이 공장 노동환경 조사 등의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23일 보도했다.

페가트론은 성명을 통해 “직원의 안전이 최우선 순위로 모든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자사 임직원에 엄격한 교육을 요구하고 외부 조사관이 자사 설비들을 감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BC는 위장 취업 잠입으로 취재한 상하이 페가트론 공장 노동 환경을 다큐멘터리로 제작 방영했다. 위장취업을 한 기자가 PC 조립 라인에서 18시간을 연속 근무 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밖에도 열악한 주거환경, 미성년 노동자 채용 등 애플의 공급업체 책임 보고서 내용을 위반한 여러 사례가 포함됐다.

한편, 이번 보도 이후 제프 윌리엄스 애플 영업담당 수석부사장은 물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쿡 CEO는 다큐멘터리 방영 이후 영국 애플 직원 약 5000명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매우 불쾌하다”며 “(방송에서) 애플이 마치 노동환경 개선을 하지 않은 것처럼 암시되어 있지만 이는 진실과 거리가 먼 이야기”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애플은 이후 “비좁은 기숙사 환경 등은 현재 해결됐고 공급 업체들에게 업무 회의 등 초과 근무에 대해 지불하지 않은 근무 수당을 소급 적용하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 8년간 자체 감사로 매년 결과를 보고하는 ‘공급업체 책임과정 보고서’도 공개했다. 최근 보고서에는 주 60시간 노동 법규 준수가 평균 95% 지켜지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