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엔지니어링, 창업주 비리 혐의 놓고 내부 갈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기업 참엔지니어링이 최대주주이자 창업주인 한인수 회장과 최종욱 대표간 경영권 분쟁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한인수 회장이 다시 대표이사로 복귀하겠다고 나섰지만 최종욱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이 횡령·배임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당분간 진통이 예상된다.

한인수 회장은 지난 22일 경기도 판교 사옥에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최근 불거진 분쟁에 대해 설명했다. 당초 최종욱 대표가 기업설명회를 진행하고 내년도 사업 계획을 설명할 예정이었으나 한 회장이 그동안의 경영 문제부터 최근 상황을 주주들에게 설명하는 자리로 바뀌었다.

한 회장은 지난 19일 열린 이사회에서 최종욱 대표를 해임하고 한인수 회장을 선임하는 건을 진행해 다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최종욱 대표 측은 이사회를 불법으로 개최했다며 반발했다. 기업설명회 역시 한 회장 측 인사들이 포진해 최 대표가 행사장에 진입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 측은 “이사회 소집 요구를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진행한 사안”이라며 무효를 주장하는 대표이사지위확인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또 이사회 결의 무효확인 청구소송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한인수 회장이 대표이사 직무를 집행하지 못하도록 직무집행정지가처분도 제기했다.

한인수 회장은 이번 사태를 ‘경영권 분쟁’으로 해석했다. 반면에 최종욱 대표 측은 ‘회사를 살리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식시장에서 양측이 지분을 경쟁적으로 매입해 본격적인 경영권 싸움을 할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됐지만 최 대표는 회사 지분이 전혀 없다. 한 회장은 회사 지분 17.3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참엔지니어링 측은 “현재까지 최종욱 대표가 회사 지분을 매입할 계획은 없다”며 “경영권 싸움이 아니라 회사를 살리기 위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참엔지니어링은 디스플레이 업황 침체로 지난해와 올해 사업 부진을 겪었다. 2011년 2114억원 매출을 기록했지만 2012년 989억원으로 떨어졌고, 2013년 1359억원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 2분기와 3분기에 영업이익 손실을 기록했다.

회사는 3분기부터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장비 투자를 시작함에 따라 4분기를 기점으로 실적 회복을 기대했다. 하지만 경영 분쟁이 터지면서 새로운 위기를 맞았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