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와 스마트폰이 연동되는 ‘카 미러링(Car Mirroring)’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만도· 유브릿지·캐스팃 등 국내업체들이 다양한 유형의 카 미러링 솔루션을 내놓으며 시장을 노크하고 있는 가운데 다국적 IT업체인 애플· 구글도 플랫폼 기반으로 이 시장 개척에 뛰어들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운전자가 차에 타는 순간 스마트폰의 길안내 앱은 물론이고 음악 듣기, 문자 수신 등을 실시간 내비게이션으로 구현하는 카 미러링 기술이 다양한 분야로 진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만도의 센드투카(Send to Car)·센드투폰(Send to Phone)이 대표적이다. 세계 최초로 음파(소리 주파수)에 데이터를 실어 보내는 근거리 통신기술로 구현했다. 전용 앱 실행 후 음성 또는 텍스트로 목적지를 검색하면 내비게이션이 길 안내를 시작한다. DMB·오디오 등 내비게이션 부가 기능도 스마트폰으로 제어가 가능하다. 센드투폰은 현재 개발 완성 단계로 카 역미러링 기술이다. 내비게이션이나 블랙박스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받을 수 있다. 교통사고 등 위급상황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브릿지의 카링크는 스마트폰의 모든 앱 화면과 소리를 내비게이션으로 공유하고 반대로 내비게이션으로 스마트폰도 제어한다. 카 미러링과 역미러링 모두를 구현한 것이다. 카링크는 화면분할(PIP) 기능으로 내비게이션 화면과 길안내 앱을 동시에 띄울 수도 있으며 운전 중에 문자 및 메시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캐스팃은 연내에 미라캐스트·와이다이(WiDi)·DLNA 등 무선 영상·콘텐츠 전송기술을 구현한 미러링 솔루션 ‘CI-C112R’를 출시한다. 전용 동글을 자동차 AUX 단자 또는 내비게이션의 AV-IN 단자에 연결해 사용하며 된다. 별도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세팅만으로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카 미러링 시장은 애플 운용체제 iOS 카 미러링 서비스인 ‘카 플레이(CarPlay)’ 발표와 함께 활기를 띠고 있다. 카플레이는 아이폰의 애플맵은 물론이고 아이튠스 음악, 전화나 문자 수신이 가능한 서비스로 새해 본격 상용화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도 애플보다는 한발 늦었지만 ‘안드로이드 오토’라는 카 플레이와 유사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미러링을 구현할 플랫폼과 기술은 현재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다. 구글과 애플이 미러링 시장 개척에 적극적인 것도 향후 커넥티드카 플랫폼을 선점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연결방식도 블루투스, 유선 USB, 음파, 와이파이 등 다양하다.
이 때문에 완성차 및 휴대폰 제조사 중심의 카커넥티비티컨소시엄(CCC)이 제안한 연결 표준 ‘미러링크’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러링크는 차량 내에서 안전하게 미러링을 구현할 연결 표준으로 2011년 제정된 후 계속 업데이트되고 있다. 보수적인 자동차 업계가 IT에 본격적으로 빗장을 푸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과 차량을 연결하는 미러링은 피해갈 수 없는 세계적 추세로 이미 도입 논의가 시작됐다”며 “시장이 본격화하면 표준과 기술 선점을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