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드라이브]현대차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현대·기아차가 2020년 세계 2위 친환경차 브랜드 도약을 위한 라인업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선 가운데, 그 선봉에 설 주자가 나타났다. 현대차의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그 주인공이다.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고연비라는 ‘분명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카 구매를 꺼리는 다양한 오해와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한 야심작이다. 특히 동력 성능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실제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동력 성능은 이전 모델에 비해 확실히 개선됐다. 현대차는 연비와 성능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기술 혁신을 통해 친환경차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목표다. 하이브리드 대중화 시대를 열겠다는 야심을 품은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직접 만나봤다.

[신차 드라이브]현대차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시승은 서울 강서구 외발산동 메이필드호텔을 출발해 영종도 일대를 거쳐 돌아오는 왕복 128㎞ 구간에서 진행됐다. 시승 모델은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프리미엄(풀옵션, ASCC 제외)이다.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외관 디자인은 헥사고날 그릴 등 미래지향적인 감각을 더해 신형 쏘나타와는 확실히 차별화됐다. 또 HID 헤드램프와 입체감 넘치는 리어 콤비 램프는 고급감을 더해준다. 특히 범퍼와 리어 스포일러 등에 공기 저항을 낮출 수 있는 디자인 요소를 더해 연비 개선에 초점을 맞춘 모델이라는 인상을 확실히 준다.

주행 성능은 더 돋보인다.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연비와 성능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겠다는 현대차의 설명이 틀린 말이 아니었음을 입증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리터당 24㎞를 넘나드는 높은 실연비, 저속부터 고속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보여준 주행 성능과 적당한 무게감이 돋보였다. 조용한 출발부터 80㎞/h에 이르는 실용 영역에서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전혀 없다. 하이브리드카 특유의 정숙함에 2.0 GDI 엔진과 고출력 전기모터의 파워가 결합한 결과다.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엔진과 모터의 최고출력은 이전 모델보다 모두 개선됐다. 엔진 최고출력(156마력)은 6마력 향상됐고, 전기모터의 최고출력(38㎾)도 이전보다 8.6% 높아졌다. 엔진과 모터의 최대토크도 동급 최고 수준의 성능을 구현한다. 특히 간단한 구조와 적은 모터 용량으로 구동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현대차 독자 기술인 병렬형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확실히 개선된 성능과 주행 감성을 제공한다.

연비 향상에는 국내 중형 세단 중 최초로 적용된 관성 주행 안내가 큰 도움을 준다. 이 시스템은 차의 진행 방향을 바꾸거나 톨게이트를 지날 때 등 각종 주행 상황에서 운전자가 확인하지 못한 감속 상황과 가속페달 해제 또는 브레이크 사용 시점을 계기판에 미리 알려줘 불필요한 연료 사용을 줄일 수 있다. 4.2인치 클러스터 계기판에 표시되는 에너지 흐름도도 연비 향상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한다.

시승 중에는 전기모터로만 주행하는 ‘EV 모드’를 유지하기 위해 가속페달을 급히 밟지 않는데 주안점을 뒀다. 배터리 양을 수시로 체크하고 감속 주행 시 효율적으로 배터리를 충전하며 운전하는 것도 에너지 흐름도가 도움을 준다. 시승을 마치고 확인한 연비는 24.6㎞/ℓ에 달했다. 시승 구간이 시내 주행과 고속도로 구간이 적절히 섞여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훌륭한 수준이다. 주행 중 조금 답답한 듯한 느낌을 참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운전 한다면 하이브리드카의 연비 강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저속주행과 급가속 및 정속주행 등 다양한 주행 조건에도 전기 모터와 가솔린 엔진이 매끄럽게 전환되는 느낌도 우수하다. 또 코너 구간에서도 부드러운 주행 안정성을 자랑하며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아도 별다른 쏠림 현상 없이 곧바로 멈춰 선다.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또 다른 강점은 기존 모델에는 없던 ‘스포츠 모드’를 추가한 점이다. 필요시 전기모터와 가솔린 엔진이 결합한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구현하는데 부족하지 않다. 여기에 차선이탈경보, 전방추돌경보, 스마트후측방경보 등의 다양한 시스템이 탑재돼 편의성과 안전성도 높였다.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숨겨진 강점은 넓은 트렁크다. 이전 모델이 배터리를 뒷좌석 후면에 배치해 트렁크 용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던 단점을 개선했다.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배터리를 스페어 타이어 공간으로 옮겨 뒷좌석과 트렁크 용량을 함께 늘렸다. 현대차 측은 트렁크에 일반 골프백 4개와 보스톤백 2개까지 적재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구매 과정에서 100만원의 추가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어 착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 중형 세단 쏘나타의 본질인 탄탄한 기본기에 연비와 성능까지 얹은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현대·기아차의 친환경차 판매 확대에 어떤 공을 세울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현대·기아차의 미래를 위해서는 선전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가능성도 충분하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