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스, 日 시장서 `건강 소형가전`으로 호평

외산 제품의 지옥으로 불리는 일본 가전시장에서 네덜란드 필립스가 공전의 히트를 치고 있다고 닛케이비즈니스가 최신호에서 보도했다.

여타 외산가전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지난 2007년 사실상 일본에서 철수했던 필립스가 다시 일본에 들어온 것은 지난해 여름. 당시 필립스는 기름을 사용하지 않고도 튀김요리를 할 수 있는 ‘논프라이어’(Non fryer)와 집에서 직접 면을 뽑는 ‘누들메이커’(Noodle maker)를 들고 열도에 재상륙했다.

필립스의 누들 메이커
필립스의 누들 메이커

콘래드 스미스 필립스 본사 가전 부문 수석은 “헬스와 웰빙이라는 일본 특유의 컨셉트에 맞춰, 현지 소비자들의 기호에 최적화된 제품을 선별했다”고 말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논프라이어는 현재까지 누적 판매대수 40만 대 이상을 기록중이다. 튀김요리를 좋아하는 일본인들이지만, 기름에 튀긴다는 점을 꺼림칙하게 생각해왔다. 이 점을 간파한 필립스는 기름 없이도 기존 튀김맛에 손색없는 제품을 개발, 일본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

누들메이커 역시 ‘건강’에 초점을 맞춰 일본시장에 내놓은 전략 상품이다. 일본은 당뇨병이 ‘국민병’이라 불릴 만큼 흔하다. 이에 따라 필립스는 제분 업체와 협력을 통해 누들 메이커 전용의 ‘저당질 믹스’를 개발해냈다.

누들메이커는 지난 6월 일본 시장에 첫 출시돼, 9월말 현재 필립스 측의 당초 예상 대비 120%인 6만대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스미스 수석은 “일본 소비자는 판매가격 보다는 ‘제품의 질’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제품 자체는 물론, 매장에서의 전시·판매시 상품 배치와 포장에까지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고, 새로운 혁신도 신속하게 받아 들이는 시장이 일본이기 때문에, 품질에 자신만 있다면 한번 도전해볼만한 곳이 바로 일본이라고 스미스 수석은 덧붙였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