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와 울산시가 조선해양산업에 정보통신기술(ICT)를 접목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ICT 융합 인더스트리 4.0 S(조선해양)사업’을 추진한다.
김기현 울산광역시장의 후보시절 공약이자 울산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신성장동력 육성 전략의 핵심인 이 사업은 지난달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에 포함되면서 청신호를 켰다.
현재 우리나라 조선해양산업은 위기다. 2003년 이후 줄곧 세계 1위를 지켜왔지만 저가 수주를 앞세운 중국의 거센 추격에 지난 3월 수주량에서 세계 3위로 하락했다.
위기의 원인은 먼저 대기업 중심의 단기 생산기술 개발 풍토와 대기업에 종속된 연구개발로 인해 중소기업이 제대로 된 창조적 기술혁신 능력을 갖추지 못해 왔다는 점이다.
동시에 고부가가치 선박 부품인 ICT 관련 장치, 소프트웨어 등은 여전히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면서 기술력 있는 국내 ICT 중소기업의 조선해양 분야 진출을 어렵게 만들어왔다.
전문가들은 조선해양 중소기업의 기술혁신과 경쟁력 강화 없이는 더 큰 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하며 조선해양 분야의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육성을 강조하고 있다.
‘ICT 융합 인더스트리 4.0 S(조선해양)사업’은 중소기업 주도로 조선해양 ICT·SW 융합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글로벌 조선해양 ICT 강소기업을 육성하는 사업이다.
제조와 ICT 융합에 초점을 맞춘 독일 ‘인더스트리 4.0’ 정책을 벤치마킹하고 여기에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클라우드컴퓨팅, 융합SW 등 최신 ICT를 융합해 만들었다. 4.0 S에서 ‘S’는 ‘Software 융합으로 스마트 Ship, 스마트 Shipyard, 스마트 Service를 구현한다’는 의미다.
울산시는 이를 예타 사업으로 추진해 우리나라 조선해양산업을 새롭게 정의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고도화시켜 나간다는 목표다.
사업 규모는 1825억원(국비 1304억원, 시비 200억원, 민자 321억원)이다. 조선해양 ICT 융합 클러스터 기반 조성(711억원)과 조선해양 ICT 융합 연구개발(1114억원)의 양 축으로 구성돼 있다.
기반조성 사업은 먼저 부지 9900㎡, 건축연면적 1만8300㎡에 지하 1층, 지상 10층 규모의 조선해양ICT창의융합센터를 울산테크노산단 산학융합지구에 세운다.
창의융합센터는 이 사업의 핵심 인프라로 기반기술과 대·중·소 상생형 응용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또 인력양성, 마케팅, 네트워크 구축 등 조선해양 ICT 융합의 거점이자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센터 내에는 응용기술 개발(R&D) 검증, SW 품질 향상, 클라우드 서비스 지원, 전문인력 양성 등에 필요한 시설과 장비가 구축된다. 울산에는 아직 없는 SW품질역량센터 설립도 추진해 조선해양ICT·SW 품질 향상을 도모한다.
울산시는 창의융합센터와 센터 내 ICT·SW 인프라를 활용해 조선해양 ICT 융합 중소기업의 성장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조선해양IT에 특화된 전문인력 양성과 연계 벤처기업 및 강소기업의 경쟁력을 동시에 높여 나갈 계획이다.
연구개발 사업은 ‘기반기술 개발’과 ‘대·중·소 상생형 응용기술 개발’ 2개 분야로 나눠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과 공동으로 전국 공모 형태로 추진한다.
기반기술은 이 사업의 핵심인 중소기업의 창의적 고부가가치 응용기술 개발을 뒷받침하는 토대 기술이다. 스마트십, 스마트십야드 적용 제품 및 기술 개발을 위한 IoT 장비, 서버, 선박OS, 클라우드 플랫폼 개발이 이에 해당한다. 또 조선해양 관련 고품질 정보를 파악하고 이용할 수 있는 조선해양 빅데이터 분석 기술도 개발할 예정이다.
기반기술을 토대로 개발 환경이 구축되면 중소기업은 다양한 정보를 토대로 각종 조선해양용 애플리케이션을 보다 효과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
대·중·소 상생형 응용기술 개발은 중소기업과 선주, 조선사, 승객 및 승무원, 관제센터 등을 연계해 클라우드 기반의 맞춤형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 제공하는 내용이다.
클라우드십 분야에서는 설계초기 단계, 제작 및 운용 중인 제어시스템의 설계오류나 오작동 등을 진단하고, 성능을 평가하는 ICT 융합기술을 개발한다.
클라우드십야드 분야는 선박 및 해양 구조물을 건조하는 십야드에 적용 가능한 작업자의 안전과 생산 효율성을 도모하는 ICT 융합기술 개발이 핵심이다.
클라우드서비스 분야는 개별 시스템의 단편적인 정보수집에서 벗어나 선내 모든 시스템을 단일 통신망으로 연결해 정보의 수집, 분석, 가공을 통합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차세대 고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기술이라 할 수 있다.
기반조성과 연구개발을 양축으로 중소기업 주도형 ICT·SW 융합 조선해양 창조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이 사업의 최종 비전이다.
울산시는 생산 유발 1조6658억원(울산 6381억원), 부가가치 유발 883억원(울산지역 362억원), 취업 유발 7929명(울산 6521명)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2020년까지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우리나라 조선해양산업은 세계 1위 자리에 복귀하고 오는 2025년에는 세계 시장점유율 40% 이상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나아가 사업 성공 여파가 자동차, 건설, 해양플랜트, 석유화학플랜트, 원자력 등 지역 전 산업에 영향을 끼쳐 세계적 ICT·SW 융합 강국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울산시는 최근 예타 대응팀을 구성해 가동에 들어가는 한편, 주무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와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해 예타 최종 통과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