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개혁 원년을 표방한 정부가 올 한해 전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은 2000여 규제를 개선했다. 정부는 이 가운데 지구단위계획 구역간 연계 건축 허용 등 대표 사례 28건의 향후 3년간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국무조정실은 올 들어 11월 말 현재 기존규제 1153건을 포함해 총 2000여 규제를 개선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규제개선 실적 970여건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유형별로는 기존규제 개선이 가장 많았고 △규제신문고 제안 과제 544건 △손톱 및 가시 해소 310건 △현장 건의 77건 등이었다.
국조실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해 2000여 규제개선 사례 가운데 계량화가 가능한 28개 과제를 토대로 경제효과를 분석했다. 구역 내 건축 규제에 가로막혀 공장을 신설하지 못하던 삼성전자가 경기도 동탄 산업단지와 인근 택지개발지구에 걸쳐진 땅에 공장을 지을 수 있도록 지구단위계획 구역간 연계 건축을 허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종전에는 지자체가 이용 목적과 기능에 따라 구역별로 토지를 관리, 구역을 넘어서는 건축은 허가하지 않았다. 정부는 관련 법을 개정해 기존 건축물과 용도가 같다면 구역 외 건축도 허용했다.
이를 포함한 28개 과제의 경제효과 분석 결과 규제개혁 시행 이후 3년간 10조4000억원에 달하는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추산됐다. 같은 기간 고용 창출 효과는 총 2만3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새해에도 규제개혁 노력을 이어가는 한편 국민과 기업이 규제개혁 효과를 체감하고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범 부처 차원의 홍보를 강화할 방침이다. 우선 경제적 효과가 크고 생활 속 체감도가 높은 규제개혁 성공사례 150개를 담은 사례집을 26일 발간한다.
강영철 국조실 규제조정실장은 “2014년은 정부가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규제개혁을 추진한 한 해였다”며 “앞으로 국민이 직접 규제개선 성과를 평가하고, 집행현장을 점검하는 민간 중심의 규제개혁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올 초 정부가 제시한 경제 관련 규제 10% 감축 목표는 연내에 완료하긴 힘들 전망이다. 강 실장은 “연말까지 최대한 많은 규제 감축을 진행할 계획이나 법적 절차 등이 연말에 몰려있는 것을 감안하면 100% 완수는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