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켐텍과 OCI가 콜타르 사업을 두고 어제의 동지서 오늘의 적으로 돌아섰다. 지금까지 OCI에 원료인 콜타르를 공급해온 포스코켐텍이 직접 관련 사업에 나서면서 본격 경쟁을 펼치게 됐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켐텍은 콜타르를 원료로 탄소 소재를 만드는 피엠씨텍 공장을 최근 준공하고 시운전에 들어갔다.
포스코켐텍은 콜타르 사업을 위해 일본 미쯔비시와 6대 4 지분율로 합작사인 피엠씨텍을 설립했다. 지난해 4월 광양 동호안 일대 6만8000평 부지에 4800억원을 투자해 공장 설립에 나섰다. 콜타르는 제철 과정에서 석탄을 고온으로 가공할 때 발생하는 부산물로 피치, 카본블랙오일, 나프탈렌 등 탄소소재 및 화학 제품의 원료로 사용된다.
포스코켐텍은 침상·피치 코크스를 만들고 이를 활용해 고부가 탄소소재를 생산할 계획이다. 침상·피치 코크스는 전극봉, 등방흑연블록, 슈퍼캡, 전극재, 그래핀, 이차전지 음극재 등의 중간 소재다. 연간 콜타르 32만톤을 처리해 침상 코크스 6만톤, 피치 코크스 4만4000톤을 각각 생산하고 조경유와 카본블랙오일의 원료인 유분 15만5000톤을 양산하기로 했다.
포스코켐텍이 콜타르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그동안 협력 관계를 유지해온 OCI와의 경쟁도 피할 수 없게 됐다. 포스코켐텍은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연간 30만톤에 달하는 콜타르를 포스코로부터 넘겨받아 OCI에 공급해왔다. 올해 기준 판매 금액은 약 2560억원에 달한다. 포스코켐텍은 그동안 OCI에 공급한 콜타르를 원료로 직접 사업에 나선다. 내년 상업 생산이 시작되는 것을 감안하면 내년부터 OCI에 판매하는 콜타르 물량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회사는 피치, 카본블랙오일, 나프탈렌 등 화학제품 시장에서 곧바로 경쟁에 돌입하게 된다. 향후 사업 방향에 따라 경쟁 분야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OCI가 콜타르 사업을 위해 중국으로 진출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OCI는 최근 중국 마안산강철그룹과 35만톤의 콜타르를 정제하는 석탄화학법인 마 스틸·OCI 케미칼을 설립했다. 오는 2016년 4월 상업 생산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OCI는 현재 광양을 콜타르 사업 본거지로 삼고 있지만 더 이상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콜타르를 공급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원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OCI는 이번 중국 공장 준공으로 118만톤 이상의 콜타르 정제 능력을 확보, 세계 시장에서 2위로 도약하게 된다. OCI는 포항·광양 공장에서 고부가가치 탄소소재를 중심으로 생산하고 중국에서 범용 제품 판매에 주력할 계획이다.
포스코켐텍 관계자는 “현재 콜타르 관련 사업은 공장 시운전에 들어가 내년 본격 상업 생산에 들어가게 된다”며 “포스코가 부산물로 판매해 온 콜타르를 원료로 직접 사업에 나선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