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강자로 부상한 중국 샤오미에 공급하는 물량을 새해부터 크게 늘린다. 스마트폰 패널 공급을 무려 네 배 이상 확대해 중국지역 세 확장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TV와 태블릿 PC 등 중·대형 디스플레이에서도 협력의 끈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신규 공급처 확대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와도 샤오미를 놓고 팽팽한 샅바싸움을 펼칠 전망이다.
25일 LG 측과 업계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새해 샤오미에 5인치 풀HD급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1000만대 이상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올해는 5.5인치 HD급 LCD 패널 230만대 정도를 샤오미에 공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샤오미에 공급하는 제품이 수익을 내기 힘든 저가의 범용 LCD라 내부에서 물량 확대공급에 대해 다소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다”며 “하지만 샤오미가 저가 제품 전략을 고수하면서도 디스플레이만큼은 상대적으로 프리미엄 제품을 채용하려는 움직임이 있고, 또 글로벌 시장 진출에 활발히 나서면서 내년부터 협력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소형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대형 TV 패널도 공급하고 있다. 지난 6월 출시한 49인치 초고화질(UHD) TV(MiTV2)에 LG디스플레이 패널을 탑재해 ‘가격 대비 고품질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켰다. 샤오미가 내년부터 TV와 태블릿PC 시장에도 적극적인 공세모드로 나설 것으로 보여 LG디스플레이 역시 이를 기회로 삼고 있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최근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중국 업체들을 대상으로 공급처 확대에 전력투구하고 있어 이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얼마 전 샤오미의 임원들이 삼성디스플레이를 방문해 대형 패널 공급건을 논의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샤오미를 놓고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 간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되지만 소형 디스플레이와는 달리 대형 디스플레이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기존 고객들의 견제로 물량을 크게 확대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샤오미는 지난해 스마트폰 1870만대를 판매한 데 이어 올해 전 세계적으로 600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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