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베타수용체 자극 세기에 따라 심장근육세포 생존과 사멸이 결정되는 원리를 밝혀냈다. 심부전 등 심장질환 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도한 광주과학기술원 생명과학부 교수팀과 조광현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석좌교수팀은 공동연구를 통해 심근세포 생존과 사멸을 결정하는 핵심 분자스위치를 발견했다고 25일 밝혔다.
베타수용체 신호전달경로는 심근세포의 생존을 촉진하지만 동시에 심근세포 사멸도 유도해 심장독성을 유발함으로써 심부전 등 다양한 심장질환을 일으킨다. 지금까지 베타수용체 신호전달경로에 의해 조절되는 상반된 심근세포운명의 원리를 밝히려는 시도가 많았으나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대규모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석과 시스템생물학 연구를 통해 세포 생존과 사멸에 각각 관여하는 신호전달분자 ‘ERK’와 ‘ICER’이 매개하는 피드포워드회로가 심근세포 생존과 사멸을 결정하는 핵심 분자스위치임을 밝혔다.
약한 베타수용체 자극에는 ERK 신호전달경로가 활성화되고 이로 인해 세포생존을 촉진하는 ‘Bcl-2’ 단백질 발현량이 증가해 심근세포 생존이 촉진된다. 반면에 강한 베타수용체 자극에는 ICER 신호전달경로가 활성화되고 Bcl-2 단백질 발현량이 감소해 심근세포의 사멸이 유발됐다.
연구팀은 “IT와 BT 융합연구인 시스템생물학 연구를 통해 지금껏 밝혀지지 않았던 베타수용체 신호전달경로에 의해 조절되는 상반된 심근세포운명의 원리를 규명했다”며 “향후 심근세포운명의 제어 및 이를 통한 심부전 등 다양한 심장질환 치료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12월 17일자에 게재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