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밀양 송전탑 시운전 개시

착공 6년 만에 완공된 경남 밀양 765㎸ 송전탑이 28일 시운전에 들어갔다.

한전은 이날 오후 3시 3분부터 밀양 구간을 포함한 `신고리 원전-북경남변전소 765㎸ 송전선로`의 시운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전은 신고리 1·2호기 생산전력으로 송전작업을 상당 시일 계속하면서 설비 이상 유무를 점검할 예정이다. 이상이 없다고 판단되면 내년 상반기에 상업운전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한전은 설명했다.

한전은 이날 시운전과는 별개로 북경남변전소 송전선로에 대한 한국전기안전공사의 안전검사는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밀양 송전탑 구간 등지에서 고압 송전작업이 시작되자 송전탑 반대 주민들의 농성도 이어졌다.

지난 26일 115번 송전탑이 들어선 상동면 고답마을에서 고압 송전 저지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농성을 시작한 주민들은 사흘째인 이날도 농성을 이어갔다.

일부 주민들은 송전탑 주변에 설치된 펜스 앞에서 목에 밧줄을 걸고 항의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나머지 연대자 등은 그 주변에서 한전을 성토하며 농성에 동참했다.

이들은 한전이 송전탑 공사 과정에서 일어난 각종 갈등과 물리적 폭력행위에 대해 사과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전 갈등관리심의위원회가 대화에 나서 주민들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또 송전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재산·건강상 피해를 보전할 전담 기구를 설치해 피해상황을 자세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성에 참여한 박결숙(67·여·고정마을)씨는 “송전탑이 집 마당에 있는 것처럼 가까이에 있다”며 “고압 송전이 주민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는데 송전을 중단하고 주민들을 이주시키는 등 피해 보상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밀양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측도 “한전은 단 한 마디 사과 없이 일방적으로 공사를 끝내고 시험 송전을 시작하겠다고 하면서 주민들의 고통과 우려를 외면하고 있다”며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