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피아 배제한 특허정보진흥센터장에 최다출원 기업 임원 유력

우리나라 특허 출원의 최종 관문을 담당하는 특허정보진흥센터장 새 수장에 국내 최다 특허출원 기업인 삼성전자 지식재산(IP) 센터 출신 인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늦어도 다음 달 초 결정될 특허정보진흥센터장 후보로 이동근 삼성전자 지식재산(IP)센터 상무가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특허정보진흥센터는 특허청 산하기관으로 통상 특허청 공직자가 청장 선임을 거쳐 임명되는 것이 관례지만 최근 관피아 논란을 감안해 이번 임기부터 처음으로 센터장 추천위원회를 구성, 민간에서 신청을 받고 공모 절차를 거쳐 진행했다.

하반기 구성된 추천위원회는 8명의 후보를 민간에서 추천받았으며 심사를 거쳐 현재 두 명의 최종 후보를 청와대에 올렸다. 이 상무를 비롯해 김경욱 아이피앤아이 사장이 최종 후보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인사 검증을 거쳐 다음 달 초 특허청장 선임 절차가 있을 예정이다. 이 상무는 센터장으로 선임될 경우 삼성전자 상무 직을 그만둘 예정이다. 추천위 후보로 직접적으로 출원 업무를 하는 변리사는 대상이 될 수 없어 배제됐다.

하지만 센터장 후보를 놓고 공정성 논란도 일고 있다. 그 배경에는 이 상무가 공백 기간 없이 바로 선임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도 IBM 출신 임원이 미 특허청장에 선임되는 전례가 있었지만 휴식 기간 없이 민간에서 관료로 곧장 이동한다는 측면에서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행기술조사 용역의 80% 이상을 수행하고 특허성 심판을 하는 공공기관에 최대 수혜주라고 할 수 있는 업체 출신 인사가 공백 기간 없이 오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라며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다른 민간 기업 입장에서도 힘 빠지는 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마인드를 지닌 민간기업 출신이 등용된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인재를 등용할 때 관피아와 민간 출신을 구분지어 한정짓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으며 특허를 잘 아는 글로벌 기업 출신이 온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면서 “다만 관료업무를 곧바로 수행할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은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