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남은 PDP TV생산업체 중국 창홍이 연말께 PDP TV 생산을 중단한다. 파나소닉·삼성·LG에 철수에 이은 결정으로 브라운관에 이어 내년에는 PDP TV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4일 창홍에 정통한 국내 TV업체 한 관계자는 “창홍 PDP TV 생산라인이 올 하반기까지만 가동될 예정이다”며 “2016년에는 창홍에 PDP 사업부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창홍의 PDP TV 생산 중단 배경으로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시장 수요가 있어 계속 생산을 희망하지만 더 이상 재료 확보가 안 된다”고 설명했다.
재료는 PDP TV에 들어가는 형광체로 주로 일본 소재업체가 일본과 한국·중국 등에서 생산했다. PDP TV에만 특화된 만든 것으로 다른 용도로 사용되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LG가 생산을 중단하자 ‘규모의 경제’가 확보되지 않아 형광체 생산을 중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SDI는 지난해 7월, LG전자는 10월에 PDP TV 사업 중단을 선언했다. 삼성SDI로부터 패널을 받아 TV를 만들어온 삼성전자는 공식 발표를 하지는 않았지만 삼성SDI 생산 중단과 함께 TV를 만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올해 초중반에는 삼성·LG PDP TV 재고가 시장에서 모두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SDI는 2001년 PDP라인을 준공하고 양산에 들어갔으며 LG전자는 1999년 PDP TV 사업을 시작했다. PDP TV는 2000년대 초반 선명한 화질에 디지털TV 전환 붐과 함께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주요 시장평가업체는 LCD와 비교해 PDP TV를 더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일례로 지난달 발표된 미국 소비자잡지 컨슈머리포트는 ‘2014년 최고의 10대 TV’에 삼성의 PDP TV를 LG 올레드(OLED) TV에 이어 2위에 올려놨다. 창홍은 중국의 몇 안 되는 PDP TV 생산업체로 2000년대 중반 PDP TV 원조로 불린 한국업체 오리온PDP를 인수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103인치 PDP TV도 생산하는 등 중국에서 자리를 잡아왔다.
TV업계 한 관계자는 “처음 PDP TV가 나왔을 당시에만 해도 색재현율이 우수해 주목을 받았지만 밝기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아 낮에 보면 어두워 보이는 등 단점이 있다”며 “시장조사업체의 평가와 달리 시장에서는 LCD TV와 비교해 평가가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전력 소비량이 많고 열이 많이 발생한다는 단점 등도 시장 주도권을 빼앗긴 요인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