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스크린골프점주들 `독점 갑질` 골프존 맹비난...거리 투쟁나서

스크린골프장 매장주들이 골프존을 ‘갑의 횡포 대표기업’이라고 비난하며 거리 투쟁에 나섰다.

스크린골프장 매장주 단체인 한국시뮬레이션골프문화협회(회장 연대성·시문협)는 5일 서울 강남구 골프존 서울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골프존 갑질에 점주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며 시정을 요구하는 규탄대회를 열고 골프존에 4대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스크린골프매장주와 관계자들이 5일 서울 청담동 골프존 서울사무소 앞에서 골프존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스크린골프매장주와 관계자들이 5일 서울 청담동 골프존 서울사무소 앞에서 골프존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시문협이 요구한 4대 사항은 △이용료 100% 인상 계획 철회 △골프존 초대형 직영점 ‘조이마루’ 영업행위 철회 △침체한 스크린골프시장 활성화 대책 마련 △공정거래위원회 의결에 따른 부당행위 중단 등이다.

우선 시문협은 골프존이 지난 11월 신규 콘텐츠라는 명목으로 매월 걷어가는 이용료를 두 배 인상했다며 이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콘텐츠 이용료는 골프존이 각 매장에 물리는 것으로, 고객 1인당 2000원이다. 매달 평균 170만원 정도 된다. 골프존이 신규 콘텐츠(비젼 플러스)를 내놓으면서 이를 고객 1인당 4000원으로 두 배 인상해 스크린골프 매장주들이 부담하는 비용이 기존 매월 170만원에서 340만원으로 늘었다는 것이 시문협 주장이다.

시문협은 골프존이 이달 중 대전에 문을 열 골프테마파크 ‘조이마루’에 대해서도 “대전지역 스크린골프장 점주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영업 행위 철회를 요구했다.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에 위치한 3만3000여㎡ 규모의 ‘조이마루’는 개인별 골프능력 향상은 물론 다양한 문화시설과 놀이시설을 갖춘 골프테마파크다.

특히 스크린골프를 할 수 있는 27개 부스를 갖춰 지역 내 스크린골프 매장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시문협은 “개별 매장의 영업 활성화를 지원해야 할 골프존이 사업장들을 죽이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침체한 스크린골프시장 활성화 대책도 촉구했다. 골프존이 한 건물에 두 개 이상 매장을 허락하는 등 거리 제한을 두지 않아 스크린골프 시장이 과포화에 빠져 오래전부터 매장주들이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시문협은 “골프존 매장이 어떤 프랜차이즈 업체보다 많은 5500개나 개설돼 있다”며 “새로운 매장 오픈을 초래하는 기기 신규 판매 계획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의결에 따른 부당행위 중단도 골프존에 촉구했다. 지난해 5월 공정위는 골프존에 대해 40억원이 넘는 과징금과 함께 △프로젝터 끼워팔기 △시스템 장애로 인한 영업손실 미보상 △GL이용료 징수부담 전가 및 적립금 환불시 부당 공제 △광고 수익 미분배 △중고 구입 점주에 대한 보상판매 차별 등 5개 항의 불공정 행위를 적발해 시정 조치하라고 명령을 내렸지만 이에 불복한 골프존은 김앤장을 소송대리인으로 내세워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연대성 시문협 회장은 “시뮬레이션골프 업계 독점기업인 골프존 횡포가 업계 내부 문제를 넘어섰다”며 “영업방식이 대단히 악랄할 뿐 아니라 공정거래위원회 결정마저 돈의 힘으로 무산시키려 하고 있는 골프존의 실상을 알리고 규탄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날 골프존 규탄 행사에는 스크린골프장 매장주들 외에 소상공인연합회와 직능경제단체총연합회,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