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충전 방식으로 초기 투자 비용을 크게 줄인 전기버스 사업 모델이 나온다. 기존 온라인 전기버스나 배터리 교환형과 비교해 성능뿐만 아니라 경제성까지 뛰어나 시장 확대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KAIST는 최근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국책 사업의 일환으로 ‘저비용 무선충전 전기버스 상용화 사업’에 착수했다고 5일 밝혔다. 연내 일반 노선에 상업용 차량으로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사업에는 온라인 충전기술을 보유한 동원올래브를 포함해 대우버스, LS전선, 한국전기차서비스 등이 참여한다.
이 차량은 도로에 전기선을 매설해 자기장을 발생시킨 뒤 자기력을 무선으로 차량에서 공급받아 전기로 변환시키고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전기버스다. 운행 중 충전소에 들러 충전해야 하는 일반 전기차와 달리 환승 등 정차 시 실시간 충전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기존 전기버스 배터리 용량의 20%를 사용하는 것만으로 같은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장착하는 배터리량이 줄어든 만큼 비용을 아낄 수 있는데다 무게까지 줄면서 운영 효율도 크게 향상됐다. KAIST는 최근 기술 고도화로 충전 효율을 기존 70% 수준에서 85%까지 향상시켜 사업에 적용하기로 했다.
차량과 충전 인프라 가격 경쟁력도 크게 향상된다. 실제 기존 최소 6억~7억원의 전기버스를 4억원에 제작 가능하고 충전 인프라는 교환형 충전방식(18억원)이나 온라인 방식(2억3000만원)보다 적은 1억5000만원에 구축할 수 있다는 게 KAIST 측 설명이다.
이 전기버스는 200㎾(260마력)의 전기모터와 60㎾h급 국산 리튬이온 이차전지를 적용한다. 정차 시 20㎝ 아래 바닥의 전기선을 이용해 충전하며 충전에 필요한 시간은 10분 미만이다.
국내 시장 전망도 밝다. 지난해 구미시가 온라인 방식의 전기버스를 시범운행 중인 데 이어 새해 서울, 김포, 부산, 제주 등이 전기버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도시 교통·환경과 예산에 따른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평가다.
KAIST 관계자는 “전가차용 무선충전은 아직 용량이나 이격거리, 호환성 등 한계가 있지만 안전성·편리성뿐만 아니라 경제성이 뛰어나 BMW, 벤츠, 볼보 등이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이번 사업 모델이 완료되면 미국, 유럽, 일본 등보다 앞서 상용 기술을 보유하는 것으로 시장 선점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