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업·기업·공공기관에 대한 국가고객만족도(NCSI)가 지난해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에 대응하는 고객만족 경영이 강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한국생산성본부(KPC·회장 홍순직)가 미국 미시간대학 등과 공동 주관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한 2014년 NC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NCSI 평균 점수는 73.4점으로 전년도 73.0점에 비해 0.5% 높아졌다. 지난 1998년 NCSI 조사가 시작된 이래 최고 점수다.
2014년 NCSI 조사는 국내 71개 산업, 305개 기업·대학·공공기관의 직접 소비자 8만1651명을 대상으로 지난 1년간 진행됐다.
경제 부문별로는 총 13개 부문 중 7개의 고객만족도가 전년 대비 상승했다. 비내구재 제조업이 2.6% 올라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비내구재 제조업은 소셜커머스·오픈마켓 등 온라인 할인 채널 비중 확대, 일부 외산 담배 가격 인하, 대형마트·편의점의 지속적인 판촉 할인 행사로 기업의 가격경쟁력이 강화됐고, 이것이 고객만족도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됐다. 교육서비스업(2.5%), 보건·사회복지사업(1.4%), 숙박·음식점업(1.3%) 등도 전년 대비 고객만족도가 높아졌다.
반면에 전기·가스·증기·수도사업 부문은 NCSI 점수가 2.1% 하락했다. 노후 원전시설 안전성 문제와 부품 납품 비리 등이 잇따르면서 고객만족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건설업(-1.5%), 도매·소매업(0.7%)도 하락세를 보였다.
산업별로는 전년과 비교 가능한 65개 산업 중 고객만족도가 상승한 산업은 32개로 나타났다. 지난해 29개에 비해 3개 늘었다. 호텔은 고객만족도에서, 병원은 고객유지율에서 각각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고객만족도·고객유지율과 고객만족도 상위 10개 기업 등을 종합했을 때 고객만족도 수준이 가장 높은 산업은 호텔로 평가됐다.
산업 중에서는 지속적으로 1위를 기록하던 기업의 순위가 바뀐 것이 11개에 달했고, 공동 1위 기업이 나타난 것이 8개였다. 그만큼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음을 보여준다.
기업별로는 호텔신라가 84점으로 NCSI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롯데호텔과 JW메리어트호텔 서울이 근소한 차이로 뒤를 이었다.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절반이 호텔이었다.
KPC는 “선두 기업의 지속적 고객만족 노력으로 상위권 기업의 고객만족도가 상향 평준화되고, 이는 곧 국가 차원의 NCSI 향상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중하위권 기업의 고객만족 노력이 상위 기업에 미치지 못하면서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은 개선해야 할 점으로 지적됐다. KPC는 “중하위 기업이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 중심 경영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