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골프 매장주들 “골프존 상생방안 미흡” 여전히 반발

스크린골프 매장주들로부터 ‘갑질 횡포’로 비난받아 온 골프존이 2차 상생방안을 내놨지만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골프존(대표 김영찬)은 지난 6일 서울 청담동 골프존타워 서울 빌딩에서 ‘스크린골프 사업주-골프존 2015 동반성장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1월 신규 판매 중단을 골자로 한 1차 동반성장안에 이어 두 번째다.

한국시뮬레이션골프문화협회는 지난 5일 소상공인연합회 등과 골프존타워 서울빌딩 앞에서 규탄대회를 벌였다.
한국시뮬레이션골프문화협회는 지난 5일 소상공인연합회 등과 골프존타워 서울빌딩 앞에서 규탄대회를 벌였다.

이번 발표보다 하루 앞선 5일 스크린골프매장주 단체인 한국시뮬레이션골프문화협회(회장 연대성·이하 시문협)는 소상공인연합회 등과 골프존타워 서울빌딩 앞에서 “골프존 갑질에 점주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며 규탄대회를 벌인 바 있다.

골프존은 이번 동반성장안에서 △비전플러스 서비스 무상 제공 △리얼 중고시스템 최대 1200만원 매입 △2015년 골프존 전체 시스템 대수를 현 수준으로 유지 △비전 보상판매 프로모션 중단 △제2의 스크린골프 붐업을 위한 마케팅 대폭 확대 등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매장주들은 비전플러스 서비스 무상제공과 스크린골프 붐업은 환영한다면서도 “눈가리고 아웅이다” “뭐가 동반성장 상생안이냐” “빈털털이에게 차비 주고 돌아가라는 격이다” 등의 반응을 밴드에서 표출하며 불만스러워했다.

불만을 표한 매장주들은 특히 리얼 중고시스템을 최대 1200만원에 매입하는 부분에 대해 비판했다. 전국에 골프존 스크린골프장은 5400곳 정도 된다. 이중 800곳 정도가 구형 버전인 ‘리얼’만 갖추고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골프존은 이들 리얼 시스템을 최대 1200만원에 매입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매장주들은 철거비 등을 감안하면 매입비가 1300만~1500만원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골프존 전체 시스템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것도 “골프존의 꼼수”라며 반발했다.

앞서 골프존은 1년간 신규 시스템 판매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 지난해 4월부터 올 3월말까지 신규 시스템 영업을 하고 있지 않다.

매장주들은 이번 리얼시스템 매입이 신규 판매를 하지 않겠다는 족쇄를 벗어버리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골프존이 리얼 시스템을 매입하면 전체 골프존 시스템 대수가 줄어들어 그만큼 신규 시스템을 팔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한 매장주는 “골프존 발표대로 라면 결국 ‘리얼’이 ‘비전’으로 대체되는 격”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공급과잉으로 죽을 맛인데 경쟁이 완화되기는커녕 더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시문협이 거리 투쟁 시 요구한 이달 중 대전에서 문을 여는 ‘조이마루’ 문제도 이번 상생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편 지난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는 골프존의 ‘갑질 횡포’를 엄중 제재한다며 43억원의 과징금 부과와 함께 끼워팔기, 클레임 미보상 등의 불공정 행위를 시정하라며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