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종합부품 기업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카메라모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로 대부분 소재·부품 산업이 타격을 받은 것과 달리 카메라모듈 시장은 견조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카메라모듈이 회사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주력 사업인 만큼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올해 부가가치가 높은 1600만·2000만 화소급 고가 카메라모듈 생산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올해부터 고가 스마트폰에 2000만 화소 카메라모듈을 채택하기 때문이다.
연구개발(R&D)은 초소형 고화소 제품 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중저가 스마트폰에 1300만 화소 카메라모듈이 잇따라 채택됨에 따라 생산라인 가동률도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에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A 시리즈를 출시하는 데 이어 다음 달에는 갤럭시E 시리즈를 내놓는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도 최근 1300만 화소 이상급 제품을 채택하고 있어 삼성전기는 거래처 다변화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고화소 카메라모듈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삼성전기는 관련 사업부(OMS) 매출을 지난해보다 15% 이상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LG이노텍은 화소보다는 부가기능 쪽에 무게 중심을 두면서 시장 1위를 수성한다는 전략이다. 애플 등 주요 고객사들이 화소 경쟁보다는 화질·손떨림방지(OIS) 등 기능을 강조한 카메라모듈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다만 제품 개발은 2000만 화소까지 완료하고 시장 트렌드가 화소 경쟁 쪽으로 바뀔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LG이노텍은 특히 거래처 다변화에 나서면서 사업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도 힘쓰고 있다. 초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가 고전하면서 LG이노텍도 카메라모듈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이는 전화위복이 됐다. 애플 등 해외 업체와 거래를 트면서 고객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카메라모듈 납품처를 계속 늘리는 한편 자동차 전장 카메라 사업도 키우면서 제품 포트폴리오도 강화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올해 카메라모듈 사업 매출은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린다는 목표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최근 카메라모듈이 스마트폰 마케팅 포인트로 더욱 부각되면서 대외 여건이 나쁘지 않은 편”이라며 “사실상 카메라모듈 사업이 삼성전기와 LG이노텍 올해 실적을 결정짓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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