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 열처리장비 업체에서 성능이 균일한 단결정 그래핀을 대면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합성장비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그래핀은 전자이동도가 실리콘에 비해 100배 이상 높고 강도·신축성도 뛰어나 차세대 신소재로 각광받고 있지만 아직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양산에 성공한 사례는 없다.
앤피에스(대표 남원식)는 대면적 박막 그래핀 합성장비를 국내 최초로 개발, 오는 3월 국내 H사에 공급하게 됐다고 7일 밝혔다. H사는 이 장비를 통해 올 하반기부터 대규모 그래핀 양산에 본격 나설 방침이다.
앤피에스가 개발한 박막 그래핀 합성장비는 급속열처리 기술을 이용한 박막증착기법으로 기존에 3~7시간 이상 걸리던 공정 시간을 30분 이내로 획기적으로 단축시킨 것이 특징이다. 또한 그래핀 면적도 500㎜x600㎜(구리 기판 크기 기준, 약 33인치)에 달하는 크기로 생산할 수 있다. 양산 크기로는 세계 최대 수준이다. 현재 대부분의 연구용 그래핀은 100㎜x100㎜의 손톱만한 크기로 생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앤피에스는 지난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장비 개발에 착수했으며, 지난 2011년에는 삼성테크윈에 250㎜x300㎜(약 15인치) 크기의 합성 장비를 공급했다. 지난해 12월에 H사와 그래핀 관련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그 일환으로 오는 3월 1차로 대면적 장비를 공급하게 됐다.
그래핀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웨어러블, 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고, 특히 원소재가 탄소이기 때문에 인체적합성이 뛰어나 인공 장기 소재 등으로도 연구되고 있다. 무엇보다 투명전극으로서의 활용 가치가 높아 전자산업 분야에서 가장 활발히 개발 중이다.
남원식 앤피에스 대표는 “최근에는 그래핀 합성시간을 15분 이내로 줄이는 공정기술을 개발 중”이라며 “그래핀은 활용 잠재력이 무한한 신소재인 만큼 국내가 먼저 양산기술을 선점하는데 일조할 수 있도록 앞으로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앤피에스는 그래핀 합성장비와 관련해 20여개 공정 기술을 특허로 등록했다.
한편, 앤피에스는 산업부가 추진하는 미래선도과제의 ‘그래핀 상용화’ 부문 수행업체로 선정돼 지난 2013년부터 70인치대급의 대면적 그래핀 합성장비도 개발 중이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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