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하이텍, 말레이서 이차전지 폐기물 재활용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대기업도 고전하는 도시광산 분야에서 독특한 사업 모델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른바 이차전지 순환 재활용 사업 모델로 올해 해외에서 대규모 원료 공급원을 확보하고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섰다.

도시광산 전문업체 성일하이텍(대표 홍승표)은 최근 말레이시아 셀랑고르 클랑 현지에 연간 3000톤 규모 이차전지 스크랩(폐기물) 전 처리 공장을 준공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고 7일 밝혔다.

성일하이텍은 이 공장에서 이차전지 스크랩에 함유된 코발트와 니켈을 추출한 뒤 분말 형태로 만들어 국내에 들여온다. 이를 다시 전북 군산 리사이클 공장에서 이차전지 양극활물질 핵심 소재인 황산코발트·황산니켈로 재가공한다. 사업이 시작되면 해외에서 이차전지 폐기물을 공급받고 이를 국내에서 이차전지 핵심 소재로 가공, 판매하는 순환 재활용 비즈니스 모델이 구축되는 셈이다.

회사는 이차전지 스크랩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말레이시아 공장 가동으로 원료 수급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최근 말레이시아 현지에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국내 이차전지 제조 기업과 스크랩 장기 구매 계약을 체결해 원료 확보 문제를 해결했다.

성일하이텍은 군산 공장 코발트·니켈 생산 능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연내 코발트는 메탈 기준 월 60톤 생산 능력을 100톤으로, 니켈은 20톤에서 60톤으로 각각 대폭 늘릴 계획이다.

성일하이텍은 지난 2012년 2월 리사이클을 이용해 코발트메탈·니켈메탈과 이차전지 소재인 황산코발트·황산니켈 생산에 성공했다. 폐이차전지 분해-선별-습식제련 과정을 거쳐 소재 양산에 성공한 것은 성일하이텍이 국내 처음이다. 지난해 매출은 약 950억원, 영업이익은 30억원 규모다.

도시광산은 폐기물이나 산업 공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에 포함된 금속을 회수, 가공하는 사업으로 국내에서는 수년 전부터 포스코·LS니꼬동제련 등 대기업이 투자를 늘려왔다. 하지만 최근 원자재 가격 하락과 원료 확보 어려움으로 대다수 기업이 사업에서 손을 떼거나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기웅 성일하이텍 기술연구소장은 “최근까지 미국·호주·유럽 등에서 발생한 이차전지 스크랩을 중국이 대부분 흡수해 원료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말레이시아에 원료 확보 거점을 마련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면서 “말레이시아 공장이 가동되면 올해 영업이익은 갑절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