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IoT)’이 새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최대 화두다.
지난해 10월 부산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에서 우리나라가 제안한 IoT 촉진 의제가 ITU 결의로 채택된데 이어, 가트너·한국IDC·KT경제경영연구소 등 국내외 ICT 조사·연구기관들이 일제히 새해 ICT 분야에서 주목해야 할 대표 이슈로 사물인터넷을 꼽았다.
세계 IoT시장은 지난 2013년 2000억 달러에서 2020년 1조 달러 규모로 연 평균 26%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우리 시장 성장률 예측 규모는 더욱 커서 2013년 2조3000억원에서 2020년 17조1000억원으로 연평균 33% 성장이 예상된다.
IoT라는 용어는 지난 1999년 케빈 애시턴 MIT 오토-ID센터 소장이 향후 전자태그(RFID) 등 센서를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사물에 탑재한 사물인터넷이 구축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처음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에는 IoT가 네트워크적 관점에서 단지 사물간 연결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오늘날에는 그 관점이 서비스, 즉 상호 연결성으로 축적된 정보(빅데이터)를 분석해 소비자 필요에 맞게 가장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IoT 기술동향 변화와 관련해 최근 한국에서 발간된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이 IoT에 대한 아이디어가 확산되는 시기였다면 새해는 IoT 시장의 진화 방향이 구체화되는 시기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전력분야에서도 IoT 기술을 융합한 전력 ICT 서비스 개발·적용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변압기·개폐기 등 주요 전력기자재에 NFC(QR)코드를 부착해 기자재의 제작 단계에서부터 시험·설치·운영·유지보수·철거까지 전체 생애주기 과정을 하나의 통합시스템으로 구축·관리할 예정이다.
‘전력기자재 생애주기 관리 시스템’은 정부의 정보 보안성 검토가 완료되는 대로 새해 2월부터 구축·활용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설비제원 정보를 NFC 태그를 통해 바로 등록해 폐기 시까지 자동 관리, 기존 수작업 입력·관리 시 82%에 그쳤던 설비제원 정확도를 100%로 높일 수 있다.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정확한 설비제원·점검·유지관리 이력을 운영자가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다. 시험성적서 위변조 개연성을 원천 차단하고 미승인 지입자재 등 불량자재 시공을 예방하는 등 자재·시공 품질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자재 생애주기 관리 시스템 운영이 정착되면 누적되는 기자재별 설치·보수·이설·점검 등 관련 빅데이터를 지수로 활용해 해당 기자재의 노후도 등 상태를 원격으로 감시·판정할 수 있다. 고장유발 요인과 교체 필요시기 등을 미리 예측함으로써 현재 전체 정전의 15%를 점유하고 있는 기자재 고장에 의한 정전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IoT 기반 ‘기자재 상태판정 시스템’은 새해 10월부터 구축된다.
중장기적으로는 스마트 품질관리 범위를 모든 기자재로 확대하고 축적된 설비 유지보수·고장 이력 빅데이터를 지역·일시·온도·대기오염도·태풍·지진·홍수 등 기상정보 빅데이터와 연계할 계획이다. 기상조건과 전력설비 고장 간 상관관계를 분석해 기상변화에 따른 설비 고장예방, 최적운영 등 전력분야 날씨경영도 실현할 방침이다.
전력기술과 ICT를 융합한 새로운 서비스 모델이 앞으로 그 영역을 확장해 시너지를 창출함으로써 창조경제를 이끌 또 하나의 대표적인 에너지 신산업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김병숙 한국전력 신성장산업동력본부장 kbsook@kepc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