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유가하락과 정부의 액션

[기자수첩]유가하락과 정부의 액션

새해가 밝았지만 희망보다 걱정을 얘기하는 요즘이다. 경제 소식부터 그렇다.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그렉시트(Grexit)’에 따른 유럽발 경제위기 우려, 이어지는 엔저와 강달러, 국내 주식시장 급락 소식이 신문 지면을 채우고 있다. 무엇보다 이례적인 유가 하락에 따른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 우려와 달리 정부는 “걱정없다”며 국민을 안심시키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기자간담회와 7일 경제관계장관회의서 “유가 하락은 호재”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보고서에서 “유가가 연간 배럴당 49달러까지 떨어지면 한국 경제성장률이 0.2%포인트 올라갈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정부의 판단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우리나라는 가격이 떨어지는 만큼 ‘나가는 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기업은 보다 적은 비용으로 물건을 만들어 낮은 가격에 팔고, 소비자는 더 많은 제품을 살 수 있다. 그만큼 경제는 활력을 되찾는다.

정부의 합리적인 분석에도 불안감은 씻기질 않는게 문제다. 정부는 유가하락의 긍정적인 부분만 강조했기 때문이다. 여전히 많은 전문가가 유가하락에 따른 디플레이션을 경계하고 있다. 유가하락이 물가하락을 부추겨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유럽과 뉴욕 증시는 이미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실천의 부재’다. 정부는 유가하락을 좋은 기회라고 했지만 이를 반영한 액션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기회를 활용하기 위한 전략 제시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유가하락을 전기요금에 반영하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당부에도 묵묵부답이다.

최 부총리가 말했든 경제는 심리다. 여기에는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포함된다. 정부가 아무리 맞는 얘기를 해도 행동으로 보여주지 못하면 신뢰는 만들어지지 않고, 경제활동은 늘어나지 않는다. 지금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정부가 투자와 소비 심리를 일으킬때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