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 클로즈업]당신은 어떤 말을 하고 있나요

말은 사람을 드러낸다. 그리고 듣는 사람을 움직인다. 말이란 사회나 조직에서 곧 그 사람이다. 사회에서는 몇 마디만 건네도 상대의 많은 것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판단하게 된다. 이 때문에 말은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쓰인다. 목표를 위해 상대방이 자발적으로 따라 오도록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다. 누구나 말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진정으로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언어는 따로 있다.

[북스 클로즈업]당신은 어떤 말을 하고 있나요

이 책은 사람을 움직이는 힘인 수사학을 집중 조명하고 소통 능력을 필요로 하는 우리 사회의 모든 이들에게 수사적 리더십의 원리를 제공한다. 수사학이란 제대로 된 소통을 연구하는 분야다. 수사학은 시의 적절하고 공감을 주는 언어의 구사뿐 아니라 화자 내면의 인격적 부분까지 인문학적인 소양으로 가다듬게 한다.

저자는 고전을 중심으로 수사학의 핵심 개념과 기본 체계를 소통의 원리로 삼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했다. 고전 일리아스에서부터 TV 프로그램 개그콘서트까지 2700년을 넘나드는 동·서양의 이야기를 수사학적으로 포착하고 소통 원리를 파헤쳐 독자들의 교양과 수사법의 깊이를 더해나갈 수 있도록 구성했다.

두 부문으로 나뉜 이 책은 1부에서 수사학의 기원을 바탕으로 말의 원리를 찾는다. 2부에서는 스티브 잡스 애플 CEO, 마틴 루터 킹 목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같은 세계 유명 인사의 연설 장면을 통해 품위 있게 말하는 법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소통의 원리는 총 다섯 가지다. 첫 번째는 발견의 원리다. 말하기에 앞서 생각을 발견해야 한다고 전한다. 생각 없이 말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청중이 내 말을 듣고 내게 신뢰를 보낼 수 있는가’와 ‘내가 청중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가’를 발견해 신뢰와 감동을 줄 수 있는 생각을 먼저 발견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두 번째는 배치의 원리다. 생각을 발견한 다음에는 논거들을 효과적으로 배치하는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연설의 구성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원리는 발견한 논거를 순서에 따라 배치하면서 말의 골격을 세우게 한다. 적합한 배치를 위해서는 어떻게 문제 제기를 할 것인지, 청중이 누구인지, 연설은 어떤 유형인지 따져보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소개한다.

그 다음으로는 표현의 원리를 따져봐야 한다. 말의 표현과 관련된 세 가지를 전한다. 본격적으로 생각과 말이 만나는 단계로 표현의 덕목, 표현의 유형, 표현을 변형시키고 조작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연설의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기억 하지 못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기억의 원리는 다섯 가지 원리 중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소통의 중추신경이라고 할 수 있는 이 과정에서 기억력을 강화시키는 방법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소개되는 것은 전달의 원리다. 메시지를 전할 때 내용은 겨우 7%밖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나머지 93%를 차지하는 부분이 내용 전달 방법이다. 책은 목소리와 표정, 몸짓 같은 비언어 메시지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종영 지음. 진성북스 펴냄. 1만3500원.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