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지난해 액정표시장치(LCD) TV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기 위해 ‘커브드(Curved)’ TV에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했지만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8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커브드 LCD TV의 판매는 110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LCD TV 판매예상량 2억1700만대의 0.5%에 불과한 수치다. 특히 현재 전 세계에 출하된 커브드 LCD TV의 90% 이상이 삼성전자 제품인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타격이 가장 크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커브드 TV 판매 전략이 시장에서 잘 통하지 않은 것으로 봐야 한다”며 “커브드가 업계의 기대와는 달리 TV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기에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곡면형의 커브드 LCD TV를 LCD TV 시장의 트렌드로 이끌기 위해 활발한 마케팅을 펼쳐왔다. 제품 라인업도 48인치부터 55·65·78·85·105인치에 이르기까지 6개로 확대해 시장 공략해왔다.
하지만 디스플레이서치는 커브드 LCD TV가 2016년 680만대가 팔려 정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거듭해 오는 2018년에는 455만대로 다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에 전체 LCD TV 시장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3.6%씩 성장해 2018년에는 2억 4764만대의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커브드 LCD TV의 디자인이 식상해지고 제조비용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해 점차적으로 판매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커브드 LCD TV는 곡면을 만드는 공정과 이를 유지시키기 위한 구조물 추가 등으로 일반 LCD TV 대비 20~30%의 단가 상승요인이 발생한다.
이 외에도 소비자들로부터 제기되는 커브드 LCD TV의 시야각에 따른 색반전 문제 등도 커브드 LCD TV의 성장 한계로 지적했다.
<전체 LCD TV 및 커브드 LCD TV 시장전망 / (단위:1000대)>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