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배럴당 50달러 밑으로 떨어진 저유가 추세가 장기간 지속되기 힘들고 하반기 유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 이지평 수석연구위원은 8일 ‘국제유가 신시대의 파장’ 보고서에서 “배럴당 60달러를 밑도는 유가는 지속하기가 어려운 낮은 수준”이라며 “2015년 하반기 중에는 국제유가가 다소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근거로는 저유가로 인한 비전통석유자원 생산 감소를 들었다.
이 위원은 “유가 60달러 수준에서는 셰일오일, 오일샌드, 초중질유, 초심해유전 등 생산비용이 높은 유전의 신규투자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며 “생산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배럴당 50∼60달러 수준까지 떨어진 유가 급락세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지나친 유가 하락은 유가 100달러 시대에서 60∼80달러 정도로 조정되는 과도기의 일시적 혼란으로 평가했다. 다만 당분간은 공급과잉 기조와 함께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석유생산 능력이 과잉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수년 이내에 유가 100달러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며, 산유국들의 경제도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다.
석유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 등 아시아 공업국가에는 저유가가 호재로 작용하면서 세계 경제의 성장세를 촉진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저유가의 긍정적 효과가 현실화되려면 산유국의 경제 및 금융 불안이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이어지는 파급 효과가 억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거 유가하락 때와는 달리 선진국들은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상황이고, 신흥국들은 물가하락 압력 및 산유국 불안의 전염 효과로 금리 정책이 왜곡되는 등 폐해가 심해질 경우 저유가의 긍정적 효과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미국은 금리인상 폭을 억제하는 한편 유로권과 일본은 금융완화 기조를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위원은 “유가 급락으로 세계 석유시장에서 중동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여 중장기적으로 한국의 에너지 안보에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며 “신재생에너지 등 각종 에너지의 가격·기술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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