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세종청사에서 연동면쪽으로 승용차로 15분 정도 달리면 ‘아이빌트 세종(iBUILT SEjONG)’이라는 최신 건물이 나타난다. 창업 불모지인 세종시에 들어선 첫 민간 창업지원시설이다.
초기 벤처기업의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제작해주는 미국 ‘테크숍’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지난해 6월 완공됐다. 산업과 기업 인프라가 취약한 세종시에 들어서 시 당국과 관내 대학 등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곳을 건립한 이준배 아이빌트 대표는 “제조와 서비스 융합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만들었다”며 “누구나 아이디어만 갖고 오면 돈이 되게 해주는 게 기본 콘셉트”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이런 시설을 구상한 것은 꽤 오래전이다. 정부가 창조경제센터를 말하기 이전인 2011년부터 개인의 아이디어를 사업화해주는 비즈니스를 구상했는데 이것을 구체화한 것이 ‘아이빌트 세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종시뿐만 아니라 충남권의 첫 민간 운영 창업지원 거점기관”이라며 “창업과 관련해 공공 부문에서 할 수 없는 것들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년여 공사 끝에 완공한 ‘아이빌트 세종’은 최신 건물답게 창업에 필요한 각종 장비와 시설을 갖추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3D프린터와 3D스캐너, 절삭기 등을 갖춘 ‘창작 공간’으로 14대의 3D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
회원제로 운영하며 회원들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 중 사업화에 성공한 제품과 시제품을 전시한 ‘쇼룸’도 있다. 현재 이곳에는 스마트폰 터치 장갑 등 15개의 사업화 성공 제품이 전시돼 있다. 창업활동에 필요한 최신 회의실과 상담실, 휴게실, 접견실, 식당 등도 마련돼 있다.
‘아이빌트 세종’은 3D솔루션을 활용해 교육용 3D 프린터 키트를 고객에게 제공해 기초부터 고급까지 교육하는 ‘3D 솔루션 캠프’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현재까지 세종하이텍고등학교 등 전국 14개 고등 및 대학교에서 교육을 받았다.
또 중소기업청이 시행하는 1인창조기업 지원 사업자에도 선정돼 12개 기업이 현재 입주해 창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업화를 돕기 위해 교수, 연구원 등 20여명의 전문가로 구성한 네트워크도 운영하고 있다. 교통대 등 대학 및 연구기관과도 협력하고 있다. 여기에 이 대표 자신이 오랫동안 제조업을 운영하고 있는 경험도 입주 기업 및 예비창업자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공고 출신인 그는 대기업에서 10년간 직장 생활을 하다
제품 설계, 시제품까지 만들어 주는 연구소형 기업인 제이비엘을 1999년 설립했다. 이후 지난 10여년간 산업용 전기전자제품을 전문으로 OEM 및 ODM으로 생산해와 제조라면 누구보다도 자신이 있다. 이런 제조 경험이 있기 때문에 개인의 아이디어를 제조해주는 비즈니스에도 뛰어들 수 있었다.
이 대표는 지난해 6월 기능한국인에 선정, 국내 최연소 기능 한국인이기도 하다. 지난해 9월에는 기술혁신 공로를 인정받아 국무총리상도 받았다.
그는 ‘아이빌트’를 프랜차이즈처럼 전국에 확대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1호점이나 다름없는 세종시설의 이름을 ‘아이빌트 세종’이라고 한 이유다. 실제 서울에 이를 설립하자는 요청도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서두르지 않을 작정이다.
이 대표는 “우선 세종에서 성공하고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겠다”며 “몇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아이빌트 서울’과 ‘아이빌트 제주’는 물론 ‘아이빌트 일본’과 ‘아이빌트 미국’ 등 해외에도 수출하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세종=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