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국제 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셰일가스 기반의 저가 생산 공정 확보에 주력한다. 저유가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지난 9일 서울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석유화학업계 신년인사회에서 기자와 만나 “카자흐스탄 에탄가스 관련 프로젝트는 중단 없이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카자흐스탄 국영 석유화학기업인 KPI와 합작으로 아티라우에 에틸렌 84만톤, 폴리에틸렌(PE) 80만톤 규모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투자금액은 총 40억달러다. 석유원료인 나프타 대신 셰일가스 개발로 가격 경쟁력이 상승한 에탄가스 기반 생산 공정을 갖추는 것이 골자다. 당초 공장은 2017년 초 상업생산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2019년께로 투자를 늦췄다. 이와 함께 최근 유가 하락으로 나프타 가격이 급락하면서 에탄가스 기반 사업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따르고 있어 이 투자에 관심이 모아졌다.
박 부회장은 “최근 유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지만 카작 프로젝트는 장기적 관점에서 추진하고 있다”면서 “현재 유가 상황으로 이 사업의 사업성을 판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허수영 롯데케미칼도 사장도 에탄가스 기반 사업은 국제 유가 하락과 관련 없이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허 사장은 “최근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인해 에탄가스 기반 사업 경쟁력이 일시 줄어들 수 있지만 유가가 계속 하락할 수 없다고 본다”며 “계획대로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우즈벡과 미국 현지에서 에탄가스 기반 사업 공정 확보에 나선 상태다.
허 사장은 반면 인도네시아에서 추진 중인 화학단지 건설 사업은 사실상 잠정 중단상태임을 밝혔다. 허 사장은 “사업을 완전히 중단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 사업을 구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며 “우선순위가 밀린 상태”라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은 앞서 인도네시아에 50억 달러를 투자해 대규모 유화단지를 건설한다고 밝힌 바 있다. 나프타 크래커(NCC)를 포함해 부타디엔 14만톤, 폴리에틸렌 65만톤, 폴리프로필렌 60만톤, 에틸렌글리콜 70만톤 플랜트를 건설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하지만 부지 매입이 늦어지면서 사업 추진은 현재까지 불확실한 상태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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